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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아테네2

12월 25일(화)

어젯밤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도 동네가 상당히 조용하였다.

어제 저녁 8시 30분쯤 미친듯한 졸음으로 곯아 떨어졌다. 이 곳은 한국보다 7시간이 늦는다. 시차 탓인가

새벽 4시쯤 잠에서 완전히 깨어났다. 두시간여를 침낭속에서 뒤척이다. 6시에 일어나 씻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치즈와 빵과 쏘세지와 달걀과 버터와 쨈 그리고 파운드 케잌 한조각. 이것이 이 곳의 아침식사이다.

어제 하루 아테네시를 돌아다녔는데도 집 떠나온 지 상당히 오랜시간이 흐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숙소를 나온 시간이 9시 경. 오늘은 포세이돈 신전을 찾아갈 예정이다.

우리는 고고학 박물관 옆 수미온행 버스 터미널을 찾아갔다. 어제 그토록 찾아 헤메이던 고고학 박물관이 오늘은 무척 찾기 쉽다.  숙소에서 큰길(Marni st)을 따라 가다 보면 바로 박물관이고 그 박물관에서 북쪽으로 금방 버스터미널이 나온다. 터미널에 가보니 버스가 7시 30분: 9시 30분. 14시 30분이 있었다. 이미 오전행은 떠나 버렸고 14:30분행 버스를 타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 빅토리아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모나스트라키역으로 시장구경을 하러갔다.

-아테네의 지하철은 1,2,3호선이 있었다. 이 중 Attilo,luonastiraki, 그리고 Omonia가 환승역이고 여행객들에게 유용한 역은 고고학박물관이 있는 빅토리아역과 아크로폴리스가 있는 모나스티라키역. 그리고 시의 중심인 오모니아역이다. 요금은 어른이 1호선 200DR, 2호선 250DR 어린이 100DR이다. 1호선은 상당히 낡았고 2호선은 꽤 신식이었다. 지하철은 한 두번 이용해보면 금방 익숙해진다.)

  너무 일러서일까? 시장은 문이 거의 닫혀진 모습이었다. 일찍 문을 연 상점에서 옆서를 사고 기념품들의 사진도 찍었다. 군데 군데 카페가 있는 어여쁜 골목길들. 어느라라를 가든 골목길은 마음의 안정과 정겨움을 안겨다 주는 것 같다.

공휴일이라 아크로폴리스는 문을 닫았고 군데 군데 고대 유적들의 돌기둥 흔적들만이 이 곳이 그리이스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고즈넉하고 한가롭고 평화로운 골목길에는 우리네 설 풍경과 흡사하게 가족들이 친척들을 방문하기 위해 함께 걷는 모습들이 눈에 뜨인다. 그리고 동네 한켠에 있는 그리이스 정교회엔 사람들이 들어가, 마치 우리 아낙들이 절집에서 하는 것처럼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초를 켜고 실내에 빙 둘러쳐있는 성상들의 그림 앞에서 연신 손을 모으고 절을 하고 기도를 드리며 입을 맞추고 있다. 문득 모든 종교인들의 의식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각기 다른 모습과 다른 이름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세계 각국의 신들은 어쩜 하나일 수도 잇고 그들끼리 통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러면서 인간의 희노애락을 지니고 있는 그리이스인들의 신들에 대해서도 생각을 더듬어 보았다.

 교회에서 나와 한가로이 골목을 더 거닐다가 시장통의 한 레스토랑에서 수몰라키로 점심을 먹었다. 고기덩어리들을 뭉쳐서 매달린 상태로 구워서 잘라 기름에 구운 빵에 토마토,양상추,요구르트 소스를 넣어 말아 주는 것이 수물라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것을 먹고있다. 한끼 식사로 배부르고 맛도 괞찮다. 약간 짠 것만 빼고는..

 이 곳 그리이스의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비싼 듯. 돈이 쑥쑥들어간다. 유럽을 여행하다 온 한 우리나라 여학생은 유럽과 물가가 거의 비슷하다고 했다. 유로화가 되면서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물가가 비싼만큼 대체로 깔끔하고 화장실도 좋다. 식당에서 나와 시장 뒷길로 나와보니 파르테논 신전이 높다랗게 보이고 아크로폴리스의 전경이 펼쳐져있다.

거리 한편엔 벼룩시장이 열려 각각의 고물들이 좌판에 펼쳐져있다. 우리나라의 숯불다리미와 징같은 것도 있고 중국사람사진과 개인의 편지같은 것도 있었다.

  거리를 돌아 무심코 걷다보니 사람들이 거리에 가득차있다. 그 전의 한가한 거리들과 대조적이다.  이 거리의 이름이 에르무아인데 옷가게,신발가게 등이 세련되게 늘어서잇고 군밤장수, 군옥수수장수, 팝곤장수,커다란 풍선장수 등이 흥을 돋구고 있었다. 즉석 캐리커쳐 화가들. 거리의 악사들, 광대들이 기분을 들뜨게 한다.  어린아이들의 순진하고 귀여운 모습들도 정겹고...

거리의 끝은 산티그마 광장이다. 광장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이 국회의사당이고.

이 곳의 맥도널드에서 커피한잔을 마시면서 휴식을 취했다.

오후 두시쯤 수미온행 버스를 타려 산다그마 광장 부근의 필엘리논 거리로 갔으나 불안하여 지하철을 타고 Areos Park로 가서 간신히 14시 30분발 수미온행 버스를 잡아 탈 수 있었다.

  버스는 바닷길로 달렸고 마침 날씨가 맑아 지중해 특유의 푸른 바다를 맘껏 즐길 수 있었다. 깔끔하고 깨끗한 집들과 푸른 바다...  여행의 행복이 마음속에 쏴~아 하게 들어온다.

4시 30분 잠시 졸고 있는데 차장이 수미온을 외치며 내리라한다. 허겁지겁 내려 문득 위를 보니 포세이돈 신전의 모습이 우뚝,앙상하게 서 있다. 지중해 바다가 널찍하게 펼쳐져있어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의 신전을 이 곳에 만들어 놓은 지중해 사람들의 감각이 느껴졌다.

 오늘이 공휴일이라 신전으로 가는 길은 닫혀있었고 반대편 언덕을 향하는데 바람이 제법세다. 사진을 몇컷 찍었지만 잘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신전 밑엔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 그 곳엔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우리도 그 곳에서 맥주와 차를 마시면서 그 분위기에 함께 섞여본다.  할아버지 웨이터의 6시에 막차가 올지도 모른다는 말에 허겁지겁 밖에 나왔으나 차는 7시에야와서 바람을 맞으며 1시간이나 서 있어야만 했다.

 돌아오는 길은 내륙길이었다. 운전사도 차장도 잘 생긴 젊은이들이다. 밤거리의 풍경도 화사하고 따듯하다.

 돌아오는 길은 30분이나 빨랐다. 환전을 하지 못해 오모니아 거리로 나갔으나 환전소가 다 문을 닫아 ATM기계를 이용해 30000DR을 빼고 말았다. 숙소에 돌아오니 침대하나가 채워졌고 그 주인공은 우리나라 여학생이었다. -그녀는 두달 여정으로 유럽과 그리스,터키를 여행한다. 이제 한달반을 지났다는... 스페인에서 대낮에 7인조 강도를 만나 다 털렸으나 집에서 돈을 다시 공수받아 여행을 계속하고 있단다. 씩씩하고 건강하게 여행하고 있었다.)

  시차탓인가 저녁 9시가되니 거의 인사불성이 되면서 정신을 못차리겠다. 더운물이 안 나와 세수만하고 잠에 곯아 떨어졌다.

 

 

 포세이돈 신전

 신전밑의 가족들로 가득찬 레스토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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