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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순수를 맛보다

미얀마2

 

 바간의 일몰 

 

 

 1월 9일(수)

☼ 교통비(호스카)-10,000(5,000)짯

   식비-점심 1500짯, 저녁-1080짯     기념품-10불+3,000짯

   간식-토마토 땅콩,물 등 450짯      숙박비-12(6)불

???구바욱지→마누하사원→난파야사원→로카난다사원→점심→담마야지카 사원→난다핀야 사원→카야트카 모나스트리→좁고 사람없는 지름길 이용(길에는 널려있는 비닐 쓰레기들이 보는 여행객의 마음을 위협한다.)→숙소→샤워 후 저녁.


  오늘은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나웅우 재래시장을 가보기로 하였다.

  과일과 생선과 막잡은 닭들.... 그리고 모힝가와 같은 국수 가게들. 시장은 옛 정취를 풍기며 활기찼다. 시장은 항상 나의 마음을 활기차고 푸군하게 해준다. 우리는 토마토와 바나나 그리고 땅콩, 감자칲 등을 사고 시장안 민예품가게에서 방석카버와 수공예 지갑 등 각종 선물을 샀다. 내일 아침 다시 와서 그 생생한 즐거움을 한번 더 즐기리라 다짐한다.

  오늘은 마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Miss cho가 마차꾼을 섭외해주고 우리가 가고자하는 장소들까지 잘 알려준다.  마차한대 빌리는데 하루 10,000짯 우리돈 9,000원정도이다.

  마부는 과묵하고 정직한 사람 같았다. 역시 올드 바간 가는 메인도로를 통해간다. 슬렁 슬렁. 천천히 마차가 간다. 우팔리 테인도 지나고 타라바 문도 지나고 이제는 거리가 눈에 익는다.

  마차가 처음 멈춰선 곳은 구바욱지.

  바간에는 두 개의 구바욱지 사원이 있다. 하나는 민카바에 있고, 다른 하나는 웨찌인에 있다. 민카바의 구바욱지는 초기에 만들었는데, 비해 웨찌인에 있는 구바욱지는 13세기 후기 양식으로 만들어졌다. 민카바나 웨찌인의 구바욱지는 둘 다 벽화로 유명하다. 그러나 사원의 외형적 모습이나 수많은 자타카의 표현 방식과 천장의 디자인들은 웨찌인 것이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본 것은 웨찌인이었다. 사원앞은 기념품 상인들이 많았고 사원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안내인의 후레쉬 서비스를 받아야만 하였다. 그는 열쇠를 따고 내부를 열어주고는 컴컴한 내부를 후레쉬를 비추어 주며 보게 하였다.

  사원의 내부는 프레스코화로 화려하게 꾸몄다. 중앙의 좌불상 등 뒤쪽의벽에 ,왼쪽에는 코끼리를 타고 활을 든 마라와 그의 부하 괴물들이 중앙에 있는 부처를 공격하는 모습이, 오른쪽에는 그들이 부처에게 굴복하여 도망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중앙의 좌불상은 항마인을 하고 있고 입술도 빨갛게 칠해져 있다.

  중앙 본존불의 좌우측 벽에는 자타카(부처의 본생담)를 작은 사각형 패널로 구성하여 배열했다. 각 면에는 272개의 자타카가 있어 현재 544개가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독일인 토만이 1899년에 도굴해 가서인지 많은 수의 자타가가 보이지 않는다.

  자타카가 있는 자리에선 뜯어낸 흔적이 남아 있었다. 안내인이 열심히 설명하려고 한다. 후레쉬를 비추었음에도 컴컴하여 자세히 보기가 힘들다. 대충 보고 나오니 안내인이 자꾸 모래그림 기념품을 사라고 조른다. 황샘이 하나를 사고...

  마차에서 흔들거리며 다음에 간 곳은 마누하.

  마누하 사원에 가니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주변에 식당도 많고 어린아이들이 기념품을 팔면서 따라다니기도 하고 놀기도 하는 곳이 이 곳이다 다른 사원들에 비해 마을에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마누하 사원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뜨거운 차를 얻어 마시면서 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아노라타 왕에게 포로로 잡혀 온 마누하는 그의 왕비 및 신하들과 민카바에 살았다. 포로로 잡혀 왔지만 마누하가 말할 때는 항상 그의 입에서 광채가 나왔다. 그가 왕궁을 방문했을 때 이를 본 아노라타는 노여워하여 그의 명성과 권력을 떨어뜨리려고 지시를 내렸다. 그를 위해 보석 쟁반에 준비한 음식을 가져오게 하여, 우선 사원에 헌납하고 나서 그의 앞에갖다 놓게 하였다.

  마누하는 그 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었고, 그 뒤로 마누하의 입에서 나오는 광채는 사라졌다. 마누하는 슬픔으로 가득찬 마음으로 거대한 좌불상과 열반에 든 와불상을 만든 뒤 기원했다. “다음 생애에는 어디서 무엇이 되던, 다른 사람에게 정복당하지 않게 해주시길!” 연대기에는 “오늘날까지 그 사원은 마누하라고 불린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누하 사원은 그동안 보았던 다른 사원들에 비하면 예술적으로 뒤떨어진 듯 싶었다. 그러나 커다란 불상이 사람이 지나갈 틈도 없어 보이게 실내에 가득 들어찬 모습으로 어쩔 수 없이 불상의 바로 밑에서 바라보아야하는 시각적 특이함 때문에 흥미를 끄는 사원이다. 그리고 기억에도 남고. 이 곳에서 우리는 미얀마 여행 중 처음으로 동포를 만났다. 중년 부부가 사이좋게 여행다니고 있었는데 그들의 모습이 좋아보인다.

  마누하 다음은 난파야. 마누하 바로 옆이다.

  ‘궁전 사원’이라는 뜻을 가진 난파야는 규모면이나 위치상으로도 눈에 띄는 곳이 아니다. 그러나 바간 시대의 건축물 가운데 바깥 쪽에 돌을 덧씌워 건설한 두 개 밖에 안되는 사원의 하나이고 바간에서 보기 드문 사암에 조각된 훌륭한 부조물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다. 또한 중앙에 기둥 벽을 사용하지 않고 건설한 대표적 건물이다. 이 건물은 ‘마누하의 감옥’이었다고 전해지기도 하였다.

 난파야를 한가롭게 보고 나오니 마부가 이제는 로카난다를 보러 가잰다.

 로카난다는 위치상으로나 전설상으로나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 같지만 오늘날에는 원래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2004년 이 곳을 개보수하면서 특이하게도 기존의 벽돌 탑 바깥쪽을 양철로 입히고 금칠을 했기 때문이다. 이 곳은 부파야와 비슷하게 확 트인 전망에 미얀마를 관통하며 흐르는 아예야와디강을 보며 감상에 젖을 수 있는 곳이었다. 로카난다를 나와서 흔들 흔들거리며 마차가 지나가는 마을이 미난타 마을이다. 이 마을의 끝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볶음밥과 볶음면을 먹었는데 양이 엄청 많다. 손님이라곤 우리 밖에 없고

  점심을 먹고 간 간 곳은 크고 웅대하고 조각이 섬세하고 멋진 담마야지카,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꼭대기에 올라 그늘로 들어가니 금새 더위가 싹 가시고 바간의 전경이 시원하게 다 보인다.

  담마야지카 제디는 바간에서 특이한 구조의 사원임에도 몇 년 전까지는 눈에 띄는 탑도 아니었고, 이 제디까지 진입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2003년 군부의 실권자인 탄쉐 장군의 기부로 복구가 완료되고, 탑의 본체와 티에 금칠을 하여 이제는 그 일대 사원들을 찾아가는 지표가 되고 있다. 탑위에서도 탑아래에서도 귀여운 아가들을 만나 폴라로이드로 사진을 한 장씩 찍어주니 넘 좋아한다.

  담마야지카 다음은 피야톤주.

  이 사우너은 동쪽 유적군의 많은 커다란 사원에 가려 빛을 못보고 있지만 바간 시대의 벽화와 함께 사원의 색다른 구조를 감상 할 수 있는 곳이란다.

 탑주변에는 파손된 스투파들이 널려있었고 이 탑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그 아름답다는 벽화를 감상할 수 없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오겠지 하며 발길을 돌린다.  피야톤주 다음에 간 곳은 난다핀야.

  이 작은 사원 역시 프레스코화가 있다는 데 문이 잠겨 있다. 대신 사원앞에 모래그림을 펼쳐놓고 파는 사내의 그림 속에서 사원안의 벽화를 짐작해 볼 수 있을 뿐이었다. 난 그의 그림을 하나 샀다. 미얀마에서만 볼 수 있는 모래그림을 웬지 사주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모래그림을 사서는 바로 옆 카야트가 모나스트리를 답사했는데 이곳은 천연 동굴을 이용해 수도생활을 하는 곳이었고 바로 앞에는 일인용 원두막이 있어 그 곳에서도 명상을 한단다.

  수도원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좁고 운치있는 지름길을 이용해 숙소로 돌아왔다. 한가롭고 여유있게 흔들 흔들거리며 유람을 잘 한 느낌이다.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바로 앞 식당에서 밥과 쇠고기, 두가지 야채샐러드- 국과 기본 양배추 샐러드가 딸려 나온다.-를 시켜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바간에서의 오늘도 꿈같은 하루였다.

 

 

 바간의 마차...


1월 10일(목)

☼ 자전거대여료-1,000짯  점심-900짯, 기념품-28불

   간식 및 기타 : 럼-700짯, 바나나 등-800짯

   숙박비-12(6)불

???민예공→야페야다나→나가욘→칠기제도 마을→숙소


  오늘은 다시 자전거를 타기로 하였다.

  아침에 Miss cho를 만나 뽀빠산 투어를 취소를 다시 한번 알리고 만달레이 가는 배편을 물으니 내일은 없고 모레(12일)있단다.

  하루 더 바간에 머물기로 하고 모레 배표 예약을 부탁하였다.

  자전거를 빌려 다시 익숙한 도로를 타고 달리니 금새 타라바 문이다.

  이 곳에서 자칭 대학생이라는 남자가 따라붙어 무료가이드를 자청하고 나선다.    처음엔 거절하다가 끈질긴 그에게 길 안내를 부탁하였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청년은 과거 일본여성 성추행으로 한달간 감옥에 갔다 온 위험한 청년이었다. --

  우리가 가고자 했던 민예공 가는길을 그는 좁은 지름길로 자전거 타기 힘든 모래길로 안내를 한다. , 이도 나중에 알고 보니 큰 포장길을 따라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이 있었다.

  민예공은 내부와 외부를 다 볼 수 있는데 탑 안에는 요염한 자태의 좌불상이 모셔져 있다. 사원의 시원한 실내 공간을 그냥 지나칠 수가 있나? 우리는 이곳에서도 역시 자리를 깔고 약간의 음식을 먹고 노닥거렸는데 이 젊은 녀석이 조금 집적거리는 것이 느낌이 안좋다. 빨리 이 녀석을 떼어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사원은 내부 계단을 이용하여 위로 올라 갈 수 있어 일출을 보기에 최적의 장소란다. 올라가 보니 아난다와 탓빈뉴가 다 보인다.

  민예공을 나와 쉐산도 사원을 가려했으나 그가 쉐산도는 너무 뜨거우니 나중에 가고 야페야다나부터 가잔다. 황샘이 자전거 타는 걸 힘들어 해 쉬기를 원했으나 무지 가깝다는 그의 마을 따라 길을 나서고 말았다. 10분쯤 큰도로를 따라 달리니 그 곳이 야페야다나다. 이미 황샘은 기진맥진. -어제 밤새 설사를 하느라 잠도 설치고 몸도 않좋다. 그러나 야페야다나는 내부로 들어갈 수도 없고 바깥도 그늘이 없어 쉬기가 안좋았다. 몇몇 상인들이 물건을 늘어놓고 있기도 하고.. 그래도 한구석에 있는 작은 그늘에서 우리가 쉬려고 하자 우릴 따라다니는 녀석이 자꾸만 바로 옆에 시원한 그늘이 있는 사원이 있으니 그 곳으로 가잔다.  혹시나 하고 따라가 보니 인적이 하나도 없는 사원이었다. 이 녀석은 이 곳에 오자 본격적으로 모래 그림을 늘어놓고 팔려고 한다. 그 것도 완전 바가지를 씌우면서.. 우리가 어제 모래 그림을 샀기 때문에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다. 결국 부처님 족적이 있는 그림을 하나 골라서 어제의 가격 만큼만 주고 사려니 얼굴이 험악해진다.  이 때 동네 아저씨들 둘이 급히 와서 우리 편을 들어주니 이 녀석 할 수 없이 팔고 가버린다. 이 아저씨들을 따라 근처에 있는 나가욘 사원으로 갔다. 아저씨들은 그 청년이 머리가 돈 과거에 일본여성을 성추행한 전력이 있는 안좋은 사람이란다. 그래서 혹여 나쁜일이 일어날까봐 자기들이 와 본거란다.

바간에 그 청년과 같이 나쁜 사람이 많냐니까 아니란다. 현재로선 그 청년이 유일하다고.. 이 사람들의 말이 믿어질 정도로 그동안 미얀마에서 만난 사람들은 선량하고 깔끔했었다. 이 사람들도 순진하고 착해 보였다. 나가욘 앞 그늘에서 우리가 쉴려고 하니 자기들이 쓰고 있던 대나무 돗자리까지 가져다 준다. 그리고 손전등을 켜서 내부도 구경시켜 주고...

  내가 일기를 쓰고 책을 읽는 동안 황샘은 누워 쉬고. 그들도 잡담과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기들이 우리에게 베풀어 준 친절에 대한 어떤 보답도 원하지 않고..  나중에 기념품을 팔고 있는 아가씨가 우리에게 사라고 권했으나 우리가 이미 샀다고 하니까 웃고 만다.

  짠시타 왕이 건설한 나가욘 사원은 초기 바간 양식이며, 그의 걸작인 아난다 사원을 만드는 바탕이 된다. ‘나가뱀이 지키는’이라는 뜻을 가진 이 사원의 이름은 짠시타 왕의 전설에서 유래했단다.

  내부를 후레쉬를 켜고 들여다 보긴 했으나 머리가 돈 청년에게 시달려 피곤하고 또 황샘이 넘 기진맥진해 있어 대충 보고 말았다.  기억나는 건 나가(뱀)의 꼬리와 몸통이 부처를 휘감고 있다는 것과 광택이 나도록 녹색의 유약을 칠한 흔적이 보이는 바닥 뿐이다. 아마 이 사원은 힌두의 영향을 받은 듯 하다.

오후 2시까지 쉰 뒤, 그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즉석사진을 찍어주고 다시 길을 나서서 마누하 사원앞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라면을 먹었는데 야채와 달걀을 넣은 건강식이었다. 차도 마시고..

점심 후 쉐산도 사원을 향하다 중간에 칠기 마을에 들러 칠기 만드는 과정을 보고 그들과 사진을 찍고 놀기도 하였다. 쟁반과 컵 하나씩을 샀다. 길거리 제품보다 다소 비싼듯 하나 만드는 과정을 보니 전통 옻칠과 수작업 문양을 정성껏 넣은 것이라 하나씩 사기로 하였다. 기념으로 소장하기 위하여..

 

 

바간의 칠기공장에서

 

  칠기마을을 나와 자전거를 조금 달리는데 황샘이 잠깐 쉬잔다. 잠깐 동안에 황샘은 길거리에 아침부터 먹은 모든 것을 토해냈다. 얼굴은 노랗고 자전거는 비틀거리고... 길가는 청년이 자전거를 자기가 가져다 주겠다고 하나 거절하고 오늘의 일정을 이만 접기로 하였다.

  어렵게 어렵게 숙소로 돌아오니  Miss cho가 무슨일이냐고 묻는다. 그녀에게 황샘이 다 토해냈다고 하니 중국차에 설탕을 넣어 마시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먹지 말란다. 그리고 자기가 중국차를 가져다 주겠다고 했다. 황샘을 쉬게하고...

  괜찮은 식당이 있는지 주변을 둘러보며 나웅우 시장까지 가보았으나 별다른 식당이 눈에 띄지 않았다. 역시 메이 카라 앞의 우리 단골 식당이 최고다.

  물을 사 들고 숙소로 돌아오니 중국차와 빵 그리고 황갈색 설탕이 와있었다. 넘 친절하고 고마운 미스초다.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있는 황샘은 내일 숙소에서 쉬기로 하고  내일은 나혼자 자전거를 타고 되는 대로 둘러 볼 예정이다.

 바간의 전경

 

1월 11일(금)

☼교통비- 기차표-10불,자전거-1,000짯 내일 택시비-3,000짯

  점심-800짯  기타(간식 및 기부금 등)-2000짯

  숙박비-12(6)불

???올드바간 선착장→자전거로 올드 바간을 한바퀴 돌다→신도로옆 셈야신 사원→나웅우 재래시장→숙소로 돌아와 황샘과 단골식당에서 점심먹고→로카테익판사원→담마얀지사원→쉐산도사원에서 일몰→숙소

 

  오늘은 황샘을 숙소에 남겨놓고 자전거로 혼자 돌아다닐 것이다.

  자전거도 빌릴겸 우리의 만달레이행 배표도 물어볼겸 로비로 가니 지배인이 난색을 표하며 강물이 부족하여 배가 안뜬단다. 그러니 기차로 가는 것은 어떤지 의향을 물어온다. 기차가 어떠냐고 물으니 좋단다. 배는 언제 뜰지 모르고 마냥 기다리기엔 우리의 시간이 부족하여 기차로 가기로 하고 기차표를 부탁하였다.

  이미 익숙해진 길을 자전거를 타고 맘껏 속력을 내면서 시원하게 달렸다.

  달리다 보니 머리에 뭔가를 이고 가는 미얀마 여인들이 고목나무 가로수길 사이에서 그림처럼 보여 자전거를 멈추고 한방 찍고, 두 마리의 소가 나란히 묶여 수레를 끌고가는 모습이 눈길을 끌어 한방 찍고... 미얀마 사람들은 사진 인심이 좋다. 사진을 찍을라 치면 일부러 기다려도 주고 포즈도 취해주며 웃어준다. 소 주인도 마찬가지다. 일부러 가는길을 멈추어 주며 찍으란다. 그들과 환한 미소를 주고 받으며 다시 달리다 보니 금새 우팔리테인사원, 그리고 타라바 문을 지나 성내로 주욱 달리니 금방 마하보디 사원이 보인다. 마하보디 사원을 지나쳐 선착장으로 달리니 고급 호텔이 있고 가파른 언덕길을 내력가니 아예야와디 강이 보였다. 선착장에는 작은 장도 서고 저쪽으로는 커다란 배가 정박해 있고 도자기 만드는 공방도 있다.

  강이 바라다 보이는 찻집에서 차한잔을 마시며 여행의 호젓함을 느끼다. 돌아 나오다 고급 호텔 구경도 할겸 호텔에 들어가 화장실을 이용하게 되었다. 역시 수영장에 정갈하고 화려한 조경에 내부도 참 고급스럽다. 바간에 패키지로 오는 손님들이 주로 묵는 숙소같다.

  호텔을 나와 다시 자전거를 달려 그동안 갔었던 곳들을 하나 하나 지나쳐 가며 그 순간을 곱씹어 본다. 역사 박물관은 지나쳐 크게 주욱 벋은 신도로를 타고 올라가다 길가 셈야신이라는 사원에 홀린듯이 들어가 보았다. 지나가는 동네 청년 한명이 나를 도와주겠다고 따라오고.. 살짝 귀찮지만 그냥 내버려 둔다. 사원은 의외로 선명한 채색을 한 요염한 자태의 좌불상들이 있고 뒤로는 비교적 선명한 프레스코화도 있다.  규모도 꽤 큰 편이다. 인적은 없는데 청년애 옥상에 올라가 전망을 보고 싶냐고 묻는다. 올라갈 수 있다면 올라가고 싶다고 하니 사원 뒤편 민가로 가서 할머니께 열어달라고 부탁한다. 할머니와 며느리처럼 보이는 젊음 여자가 있는 그 집은 사원의 웅장한 자태에 비하면 너무 쓰러져가는 듯해 보였다. 할머니는 귀도 먹었고 말도 잘 못한다. 아무튼 할머니가 열어주어 어둡고 좁은 계단을 지나 꼭대기로 올라가니 멀리 로카테익판도 보이고 쉐산도, 담마얀지, 슐레마니도 다 보인다. 둘러보면서 거리와 위치를 가늠하면서 황샘이 나아졌다면 오후에 함께 와보리라 생각해 보았다.

  할머니와 청년에게 약간의 박시시를 하고 난 다시 자전거의 페달을 밟기 시작하였다. 아스팔트라 길을 순탄하지만 적나라한 햇볕을 받으며 달려야 하는 고통이 있었다. 신도로는 차도 별반 없고 사람도 없어 자전거 타기에는 딱이다 해만 없다면...

  돌아오는 길에 나웅우 재래시장을 들러 찹쌀떡이라도 살려고 돌아다녔지만 먹을 만한 것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냥 돌아나오는데 길거리에 예쁘게 치장한 어린이들이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고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와 구경하고 있다. 나도 자전거에서 내려 사진을 찍으며 따라 갔다. 가장 중심에 있는 예쁜 여자아이의 몸에는 지폐가 덕지 덕지 붙어있다.

 숙소 앞에 가니 소란스러움에 황샘도 나와 구경하고 있다. 함께 단골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고 조금 쉬다가 자전거로 황샘과 함께 미처 못간 동쪽 사원들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일단 길이 편한 신도로를 이용하기로 하고....

 30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로카테익판은 스쳐지나가기 쉬운 작은 사원이었다. 이 사원을 꼭 봐야 할 이유는 내부의 아름다운 프레스코화에 있었다. 잠겨있어 입구에 담요를 깔고 사람이 오길 기다리니 지나가던 한 청년이 사원지기를 불러주겠단다. 10여분 뒤 사원지기가 와서 문을 따주고 후레쉬를 빌려주어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책에서 본 내용을 물어보고 확인하니 신기해 하면서 가르쳐 준다.

 정말로 선명하고 아름다운 프레스코화가 그 곳에 있었다.

 전반적으로 붉은색과 노란색,흰색을 위주로 하여 밝은 편이고 오른쪽 벽에 있는 석가모니의 과거세 이야기를 담은 자타카는 파란색 계통을 사용하여 어둡긴 하지만 밝은색으로 나타나는 많은 등장인물들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었다.

 로카테익판의 벽화를 재미있게 구경하고나서 우린 담마얀지와 슐레마니를 보러갔다.

  바간에서 가장 장중한 사원 가운데 하나인 담마얀지는 어떤 방향이든 먼 곳에서도 쉽게 눈에 띈다. 탑의 본체와 첨탑 부분이 훼손되어 마치 피라미드 간아 보이는 이곳은 사원의 벽돌들이 어떤 틈도 보이지 않게 쌓여 있어 바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의 벽돌 작품으로 손꼽힌다. 전설에 따르면 이 사원을 지은 포악한 왕은 벽돌 사이에 접착제를 쓰지않고 바늘 하나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빈틈없이 작업하도록 명령하고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는 그 자리에서 처형했다고 한다. 그래서 왕이 죽었을 때 작업했던 인부들은 복수심으로 안쪽 통로를 깨진 벽돌로 채웠다고 한다. 실제로 정교하게 쌓아놓은 벽돌을 발견하고 안쪽 통로의 깨진 벽돌을 발견하니 재미있다. 이 사원은 내부의 아름다운 프레스코화로도 유명하다. 화려한 비천상, 그리고 기하학적인 천장 문양 등..... 폭군이 만든 이 사원은 방문객들도 꽤 많다. 다음에 빙 웨둘러 간곳은 슐레마니 사원

  후기 양식에 속한 슐레마니 역시 규모가 큰 사원이다. 이 사원은 수평적인 구조가 중시되었던 초기 양식과 수직으로 솟아오른 중기 양식을 혼합한 양식으로 건설되었다. 이 사원도 아름다운 프레스코화가 많다. 내부를 구경하는데 상점쪽에서 기타를 치는 청년의 청아한 노래소리가 아름답다. 나가면서 잘 들었다고 인사하니 수줍어한다.  슐레마니에서 나와 황급히 자전거를 쉐산도 사원으로 돌렸다.

서둘러야지 가장 높은 곳에서 근사한 일몰을 보며 바간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장식할 것 같았다. 이 사원은 아노라타왕이 건설한 ‘황금의 불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사원은 그 안에 안치된 신성한 불발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이른 아침에 여명과 함께 일어나는 탑들을 보고 싶거나 해질녘에 대평원에 지평선을 형성했다가 사라지는 탑들을 보려면 이곳으로 가면 된단다. 엄청난 규모의 탑에 사람들이 바글거리며 지는 해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자전거를 묶어 놓고 가파른 계단을 헉헉대며 올라가 지는 해를 기다린다.

역시나 아름다운 대평원에 탑들이 무리지어 솟아있고 저 한편에선 붉디 붉은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숨죽이며 바라보다가 너나할거 없이 카메라를 들이댄다.

  해가 완전히 넘어가자 모든 사람들이 서둘러 돌아가기 시작하고 우리도 어둑해지는 길을 달리고 있었다. 나웅우 마을에 가까이 오자 어둠이 짙어지고 희고 빛나는 초생달의 아름다움이 마음을 저리게 한다.

  저녁은 간단히 빵과 차로 때우기로 하고. 로비에 들러 내일 기차삯과 그동안의 숙박비 그리고 내일 기차역까지 데려다 줄 택시비를 지급하였다.

  이제 한가로운 바간에서의 생활은 여기까지다. 뜨거운 물 샤워를 마지막으로 즐기고 내일을 위해 짐을 꾸린다.

 

 

 

 

 바간 의 아이들

 바간 사원군에서 손금보는 할머니

 나웅우시장의 생선파는 아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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