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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대륙 남미를 가다 2

부에노스 아이레스 마지막날밤

202016() 맑음.

쓴돈

01.06()

점심

630

 

 

마트(채소,과일,견과류 등)

481

합계:1,111

 

다사 다난했던 우루과이에서의 심적 갈등이 컸는 듯. 여기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는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 된 터라 정신 없이 잠을 잤다. 깨어나보니 10시가 넘어버렸다.

이 호스텔 아침은 1030분까지인데. 간단한 아침이지만 놓칠까봐 얼른 일어났다.

어제 밤 다인실에서 못한 빨래를 하고 빨래줄을 묶어서 잔뜩 늘어놓았었다. 일어나 보니 다 말라있었다. 그냥 빨래를 걷어서 치워 놓았다. 그런데 내 방에 한명이 들어온단다. 이 트윈룸이 나 혼자 쓰라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일종의 이인실 도미토리. 어쩐지 일박에 우리돈 16,000원 정도 지불했어서 이렇게 쌀 수가 했더니.. 하룻밤 혼자 독차지 해서 잘 쓴셈이다.

룸메이트는 독일,베트남 혼혈 아가씨. 방에 거의 안 있어 독방이나 다름 없다. 짐을 던져 놓고는 그대로 외출이다.

아침을 먹고도 오전 내내 쉬었다. 정신적 충격이 사람을 참으로 곤하게 만드는 것 같다.

12시쯤. 오늘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의 마지막 날이라 느긋하게 이 도시의 공원 산책을 하기로 하였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맞먹는다는 팔레르모 공원을 가기로 하였다.

독립 직후 비밀경찰과 군사를 동원해 아르헨티나를 지배했던 로사스 대통령의 사저가 있었던 23일 공원. 로사스 시절에는 망명할 수 밖에 없었던 사르미엔토 대통령이 이 땅을 공원으로 개설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대규모 공원이다. 공원내에서 한참을 걸었다. 천천히, 마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시민처럼 마트에서 산 사과랑 땅콩이랑 먹으면서 그늘에 앉아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그냥 구경하기도 하였다. 장미원이 예쁘다해서 입구까지 가봤는데 오늘 월요일 문을 닫는 날이란다. 공원을 찾아 걸어오면서 본 에비타 박물관도 휴관이었고...

내일 이과수로 떠나니까 우루과이 3일 포함. 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2주일을 있은 셈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2일만 있는다는 도시를 2주나 있었지만 질리지는 않는다. 매일 매일 뭔가를 했고 3군데의 호스텔을 전전했다. 이제 도시 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좀더 있으면 탱고 수업이나 스페인어 수업을 받으면서 있어도 될 거 같은 도시다.

오늘은 팔레르모 공원을 산책하고는 곧장 호스텔로 돌아왔다. 매번 그냥 들고 다니는 쌀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할 거 같았다. 원래는 밥을 해서 김밥을 싸고 얼큰한 야채 스프를 만들어 먹으려고 했다. 그러나 귀찮아 져서 쌀과 야채를 함께 넣고 끓인 야채죽을 만들어 먹었다.

점심을 제대로 먹고 저녁을 간단히 먹어야하는데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면 저녁을 너무 많이 먹게 되는 함정이 있다.

부엌에서 단체 배낭여행을 하고 있는데 오늘만 잠깐 떨어져 나온 한국인 여행객 4명을 만나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그들은 고기를 사다가 맛깔나게 구워 먹는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참 잘 지냈다. 오늘이 이 도시의 마지막 밤.



에비타 박물관 월요일이라 휴관


이보드도 시에서 운영하는 중









2020.01.07.


어제밤에 룸메이트 보나가 열쇠를 안가지고 나가 방문을 열어놓고 자자니 안심이 안되어 잠이 안왔다. 잠그고 자자니 그녀가 못들어 올거 같고...그러던 차에 벌레에 여기 저기 물려 일어나 불을 켜고 이블을 들추어 보니 벌레가 한마리 있었다. 베드버그보다는 큰.
잠이 싹 달아난다. 벌레를 잡고 물린 곳에 티트리 오일을 바르니 가려움이 금방 사라졌다. 시계를 보니 한시가 넘었다. 보나는 안들어 왔고. 새벽 한시 반 쯤 보나가 들어와 옷을 갈아 입더니 다시 나갔다. 이번에는 열쇠를 들고 나간 걸 확인하고 방문을 잠그고 잠을 청한다.  벌레 때문에 잠은 쉬 오지 않고...
그러다가 세시가 넘어버렸다. 이 때 보나가 들어와 열쇠를 꼽아서 돌려보는데 문이 잘 안열리는 모양이다. 할 수 없이 일어나 문을 열어 준다. 참 고단한 밤이다.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씻지도 않고 금방 잠이 들고. 나두 그제서야 살폿 잠이 들기 시작하였다.
9시쯤 일어났으니 5시간을 채 못 잔거 같다. 이후로 더이상 벌레에 물린 거 같지는 않았다.
씻고 아침을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어제만난 한국여행객들이 아침을 먹고 있었다. 그녀들과 인사를 하니  그들도 벌레에 물렸다고...  주인장한테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벌레를 이야기하면 호스텔 명성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인장들은 발뺌을하고 너나 다른 여행객이 묻혀왔을거라고 한단다. 그래서 두번 벌레를 봤고 여러군데 물렸는데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소독을 해야할것 같아서 이야기하는 것이라했다. 조용히 다른 손님 안듣게... 그러니까 처음에는 경계하더니 곧 정말 중요한 이야기 해주었다며 고맙단다.
오늘 당장 소독을 하겠단다.
다행스럽게 더이상 가렵지는 않으니 옷이나 몸에 퍼진 것은 아닌 듯하다.
이 호스텔은 저렴한 가격에 호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주인장이 엄청 친절해서 손님들이 많은 곳이었다. 침대도 다 일층침대고 사물함도 크고 열쇠를 제공해서 여러모로 좋은 곳이니 꼭 소독을 해서 나쁜 평을 안 받으면 좋겠다.
조식은 좀 부실하지만 이 가격에 조식을 제공받는다는 것 자체가 괜찮았다. 투숙객들은 각자가 야채나 과일 등을 가져와 부족한 조식을 보충하는 분위기였다.

아침을 먹고 한국사람들을 배웅하고 나도 짐을 챙겨 체크 아웃을 하러 내려왔다. 잠을 설치게한 보나와도 살뜰한 볼인사로 작별을 하고...
짐을 맡기고 거리를 걷는다. 이번에는 우리동네 거리. Estados unidos .
7월 9일 대로 및 벼룩시장으로 유명한 데펜사 거리와 연결 되어있는 길이다. 오래된 낡은 건물들이 있고 길은 옛스러운 돌길이다. 지금은 사용하지않는 철로도 한켠에 놓여있는 길이다. 이 길에는 탱고 바들이 많아 밤에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거리이다.
나는 오전의 한적함을 즐기며 이 길의 명물 바. Bar sur로 걸어갔다. 밤 9시에나 문을 열고 탱고 바를 여는 오래된 바다. 식사는 맛이 없지만 탱고를 근접해서볼 수 있어서 많은 이들이 찾아 가고 있다. 엘 찰텐에서 만난 친구들도 여기에서 탱고를 보고 좋았다고 나한테 추천했었다.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카페라도 열면 차라도 한잔 하련만...
데펜사 거리로 방향을 꺽어 도레고 광장으로 걸어갔다. 일요일은 아니지만 여기엔 오늘도
골동품 상점들이 열렸고 광장 한가운데에선 거리의 탱고를 남녀 두댄서가 추고 있었다.
역시 난 거리의 탱고 타입. 노천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탱고 감상을 하였다. 기본 스텝에 변형 발 동작을 유심히 관찰하였다.
오늘의 댄서들은 분위기가 남달랐다. 떠나는 날 본 탱고라서 더욱 감흥이 생긴다.
거리를 걷다 값싼 골동품 브로치를 하나 샀다.
옷핀이 필요했는데 대신하게되어 좋다.
그리고 산텔모 시장으로 가서 스튤에 앉아 그릴에 구워주는 샌드위치와 이별 맥주를 마시고.. 혼자 여행하면서 조리대를 보면서 높은 의자에 빙둘러 앉아 먹는 이런 곳이 좋았다. 혼자지만 여러 사람이 같이 앉아있으니까.  다 맛있다.
이제 짐을 찾아 공항에 갈 시간. 다행스럽게 국내선 공항은 시내와 가까워 택시로 움직일만 하였다. 택시 타고 20분정도 소요.
노르웨이안 항공 체크인 카운터의 여직원은 정말 상냥하고 친절했다. 나의 캐리어 커버가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문양과 색이라고 활짝 웃는다. 기분 좋은 공항 수속이었다.
비행기는 제시간에 출발하고 제시간에 도착하고...

공항에 도착해서는 셔틀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였다. 아르헨티나의 좋은 점은 공항 셔틀 버스가 각각의 숙소에 내려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티켓을 살 때 갈려고 하는 호텔을 물어서 버스 번호를 알려준다. 버스비 280페소(약 5,600원 정도)

공항 셔틀을 타고 이과수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짙은 숲을 가르고 달리는 길이었다. 마치 정글을 달리는 느낌? 어두워져서 더욱 그런가? 내가 예약한 숙소는 버스터미널 바로 근처라서 여러가지로 편리할 거 같았다. 한국인들이 유독 좋아하는 숙소. 침대마다 커튼이 있어 사생활이 보호되는 숙소다. 이 숙소엔 한국의 젊은 초등학교 샘하고 같이 들어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 돌길리 estados unidos 길이다.












산텔모 시장에서 점심을



푸에르토 이과수에 도착하니 일몰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