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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대륙 남미를 가다 2

Glasiar perito Moreno(페리토 모레노 빙하)

2019.12.13(금) 맑음

쓴돈

12.13()

물과 샌드위치

215

 

 

국립공원 입장료

800

 

 

모레노 빙하 보트

1,000

 

 

모레노 카페 커피

155

 

 

엘 칼라파테 맥주와감자칲

400

 

 

마트 버섯 등

240

합계: 2,810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엘 칼라파테에 빙하를 보러 온다.

굉장히 많은 빙하가 있지만 가장 쉽게 혼자서도 접근 가능한 빙하가 페리토 모레노 빙하다.

가장 크다는 웁살라 빙하와 다른 빙하들은 투어를 통해서만 접근 가능한 듯. 투어가 싫은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갈 수 있는 모레노 빙하를 가기로 했다. 물론 빙하를 걷고 빙하의 얼음을 이용해서 온더락 위스키를 마시게 해주는 투어 등이 많지만 비싸기도 너무 비싸다. 하루 투어에 30만원 정도. 지난번 토레스에서 만났던 세계일주를 한다는 친구들과. 오늘 세계일주를 신혼여행겸 한다는 커플 모두가 너무 비싸서 모레노 전망대만 보겠단다.

나두 비싸기도 하고 얼음위를 걷는다는 부담도 있어 그러기로했다.

어제 표를 사러 터미널까지 귀찮아서 혹시나 해서 주인장에게 물었더니 호스텔에서 판단다. 그리고 아침 8시경에 호스텔로 픽업을 하러 온다고.... 물어 보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터미널까지 걸어서 20분인데..

아침 7시쯤 일어나서 대충 챙기고 조식을 먹으러 갔다. 이 숙소는 이름은 호스텔인데 도미토리는 없다. 다 1인실 혹은 2,3인실이다.방도 많고 규모도 꽤 큰 듯. 그 동안 묵었던 조식과는 질이 달랐다. 오랫만에 콩요리같은 것도 나왔고 요구르트와 달걀 후라이도 해준다. 그동안 묵었던 호스텔은 빵과 잼과 커피가 다였는데..... 나는 이 기본적인 조식에 나의 상추와 토마토 등으로 업그레이드 시켜 먹곤 했었다. 오늘도 성의 가득한 이집 조식에 나의 상추와 토마토를 얹어서 럭셔리하게 먹었었다. 느긋하게 먹고 방에 가서 잘 차리고 나오려는데 버스가 벌써 와버렸다. 허겁 지겁 버스에 오르는 바람에 씻어 놓은 사과도 물도 다  챙기질 못했다.

버스는 터미널에서 내려주더니 표를 바꾸어 공영 버스를 타란다. 왕복 버스표로 바꾸고 나니 시간이 널럴했다. 9시 출발 버스인데..

근처 매점에서 샌드위치와 물을 사서 가방에 넣는다. 오늘의 식량이다. 나처럼 모레노 전망대만 보려는 사람도 많은 듯하다.

버스는 가득 찼다. 9시 출발. 9시 45분 입구 도착. 버스안에서 입장권 구입(800페소)

입장권 구입한 후에도 공원안을 40여분 걸려서 빙하 바로 입구에 우리를 다 내려 주었다. 돌아다니다가 4시에 같은 버스를 타란다. 그래서인지 모레노 빙하 버스는 왕복표만 파는 듯.

나는 전망대 트래킹을 하기 앞서 빙하 바로 앞까지 간다는 보트 투어를 하기로 하였다. 거금 1,000페소를 주고 한시간 걸린다는 보트 표를 샀다. 11시 40분 보트.

보트는 빙하 아주 가까이 가지는 않았다. 빙하는 가끔가다 포효하듯이 무너져 내리는데 멀리서 보면 부드러워 보여도 그것이 암석처럼 딱딱하단다. 전망대가 생기기 전에는 빙하 떨어지는 것에 맞아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그래서 보트도 빙하에 가까이 접근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호수 안에서 빙하를 좀더 가까이 본다는 것 외엔 별 매력이 없었다.

한시간이 살짝 지루한 듯하다. 보트 투어를 끝내고 레스토랑에서 커피만을 시켜서 아까 매점에서 산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었다.

우리나라 단체 여행을 온 사람들은 이 레스토랑에서 럭셔리하게 점심을 먹는거 같았다. 그런데 난 커피만. 커피도 맛있고 매점 샌드위치도 단순하게 맛있다.

점심을 먹고 전망대 길을 걸어 사람들이 많이 있는 테라스로 갔더니 같은 버스를 탔던 신혼여행으로 세계일주한다는 한국인 부부가 앉아 있었다. 그들은 보트도 비싸서 안탄다고 했었다. 내가 탈 필요가 없다고 했더니 환하게 웃는다.

정말 이 모레노 보트투어는 할 필요가 없다. 전망대가 너무 잘되어있어 전망대만 걸어다녀도 정말 밀접하게 빙하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천천히 감상하면서 다니니 2시간이 넘게 걸렸다. 보트에서보다 훨씬 다양하게 빙하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가끔 폭죽소리가 나면서 빙하가 호수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살아있는 빙하.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걸어다니니 땀이 난다. 이런 날씨에 이런 대규모의 빙하가 아직 존재한다는 것이 놀랍다.

돌아갈 시간인 오후 4시가 거의 다 될 때까지 걸어다녔다. 오늘도 운동량이 꽤 된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는 고개를 떨구고 잠을 잤다. 버스는 다행스럽게 호스텔 근처에서 내려주었다.

어제 사 놓은 야채 등으로 얼큰한 야채 죽을 끓여먹으니 몸 속 가득히 온기가 퍼지는 거 같다.

오늘도 어메이징한 하루.

혼자 여행을 한 이후 처음으로 이 집 내방에서 자유로움을 즐겼다. 멘도사의 홈스테이도 내방은 있었지만 욕실을 주인장과 공유하느라 은근 신경 쓰였고, 산티아고 일인실은 욕실이 공용이라 그것도 그렇고. 그 이후로는 다 다인실에 묵어서 옷 입고 벗는 것도 자유롭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 집은 욕실도 내 것이니...

그래서인지 방에서만 지내고 잘꾸며진 공용 거실엔 아예 안나가고 있다.



저 보트가 내가 탄 보트

보트 선착장.


























이 전망대 길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떨어지는 빙하에 맞아 사람들이 죽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