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5(목) 바람이 심하게 불고 맑다. 그런데 햇빛나는데 눈발이 조금씩 흩날린다.
쓴돈
12.05(목) | 푸에르토 나탈레스 버스비 | 8,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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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 | 8,7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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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면 집(저녁) | 8,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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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바나나,커피 등 | 6,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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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박비 2박 | 34,000 | 합계:67,290 |
조용하고 따듯하고 침대 크고 튼튼하고.... 참 안온한 집이다.
여섯명이 함께 자는데도 혼자 자는 것만 같은 분위기. 이 집은 중년의 친절한 여인들이 스텝이다. 그래서인지 특유의 따듯함이 있는 집.
파타고니아 지역으로 오니 물가가 비싸져 방값도 저절로 뛰어 올라버렸다. 도미인데도 32,000원/1박이니...
산티아고에서의 1인실이 2만원이 채 안 된걸 생각하면 상당히 비싼 가격인 듯. 그래도 좋다. 방 말고도 따듯하게 글 쓸 수 있는 탁자가 있고 그 곳에 말은 별로 섞지않아도 모두가 함께 앉아 뭔가를 각자 하는 것이 좋다.
조식도 예쁜 그릇에 상차림이 화려하나 먹을 것이 그다지 많지는 않다. 항상 있었던 달걀도 없으니.
우리 방의 나 말고 다섯명이 있었는데 네명하고는 말을 한마디도 할 틈이 없었다. 내가 입실했을 때 그녀들은 잠자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일어나보니 그녀들은 이미 떠나버렸으니.. 단 한명 내 침대 위 독일인 자스민하고만 말을 해 보았다.
빠른 영어도 느린 영어도 잘 맞추어 주는 자스민. 아침을 먹으면서 우리는 대화를 나누었는데... 직장인인 자스민은 2주 휴가내어 볼리비아 우유니와 칠레의 아타까마 사막을 다녀와 이틀전 이 곳에 왔단다. 어제 하루종일 시내를 이리 저리 다니다가 추우면 핫 초코 마시면서 쉬고 그랬단다. 나도 오늘 그러려고 한다니까 자기도 좋았으니까 나도 좋을거란다.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 여행 중이라니까 멋지다고 손가락을 치켜 보인다.
자스민은 오늘 푸에르토 나탈레스를 갈건데 시간이 없어 트래킹은 못하고 하루 투어를 할 예정이라고...
나보고 여행을 오래하면 어떠냐고 묻길래. 어떨 땐 외롭고, 어떨 땐 걱정되고, 어떨 땐 행복하다고 했더니 자기도 똑같다고 공감한다.
내가 우유니 사막은 위험하지 않았냐고 했더니 전혀 안 위험했다고... 너무 멋졌다고 나보고 시간 만들어서 비행기 타고 가보란다.
지난번 멘도사에서 와이너리 투어 때 만난 한국 청년 한울이도 볼리비아도 가는 사람은 다 간다고 하더니.. 우리가 너무 쫄보였나?
자스민과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만나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이 푼타 아레나스는 작아서 그냥 이리 저리 다니기만 해도 다 갈 수 있다는 말을 믿고 구글을 키지 않기로 했다.
성당도 가고 아르마스 광장도 가고... 정말 발길 닫는대로 걷다가 보니 내가 꼭 들러야할 곳. Bus sur이다. 내일 푸에르토 나탈레스 행 버스를 예매해야하므로...이 푼타 아레나스는 버스 터미널이 별도로 있지않고 각 버스 회사별로 버스 티켓을 팔고 그 앞에서 버스를 타는 시스템이라 자기가 타야할 버스 회사를 잘 알아서 예매해야한다. 나는 Bus sur가 사람들이 많이 타는 버스회사라고 해서 그 곳을 선택했다. 버스는 거의 시간대 별로 있었다. 난 여유있게 떠나려고 10시 버스를 선택했고. 그냥 카드로 결재를 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ATM수수료가 엄청나 웬만하면 카드 결재를 하려고 한다. 지난번 현지 교포 인구씨가 카드 리더기를 보는 앞에서 읽게 하거나 정식 은행 ATM기를 이용하면 거의 복제가 안된다고 한 말이 기억이 나기도 해서..
인구씨는 여기에서 살면서 거의 카드를 사용하는데 아직 복제된 적은 없었단다.
우리가 선과 밍키와 다녔을 때도 카드를 꽤 사용했는데 아직 아무 일도 없었고.
이제 중요한 버스 예매도 끝났고.. 정말 부담없이 다니기만 하면 되는데.... 친구 순이가 무조건 높은 데 올라가면 후회는 하지 않는 다는 말을 했던 것이 생각이 나 이 동네 언덕에 있는 전망대를 올라가기로 했다.
바람이 너무 불어서 정신이 없다. 결국 페루에서 산 목도리를 머리부터 뒤집어 쓰고 다녔다. 역시 전망대는 정답이었다.
푼타 아레나스 시내가 다 내려다 보이고 태평양의 넘실거리는 물결도 저 멀리 보인다.
오늘은 바람도 심하게 불고 하늘도 너무 맑아 세상이 다 희게 빛나는 것 같다.
위에서 내려다 본 바다를 가까이 보려고 이제 바닷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걷다가 정말 반갑게 호객을 하는 레스토랑의 여직원 손에 이끌려 점심도 먹고. 오늘은 뜨거운 렌틸 스프가 알맞는 식사였다. 그녀에게 무조건 뜨겁게 해달라고 주문을 했으니..
그리고는 바다. 검푸른 바다에 파도가 사납게 치고 있었다. 한발짝 걷기도 힘들다.
어제 집주인에게 푼타 아레나스에 오니 너무 춥다고 하니 그러니까 파타고니아라고 하더니..
극성 맞은 바람에 항복을 하고 바닷가를 걷다 말고 되돌아 나왔다.
그리고는 호스텔로 돌아오는데 바로 우리 호스텔 근처에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들렀다는 지구 최남단 신라면집이 있었다.
배는 고프지는 않았지만 이 지구 반대편에서 동포가 하는 집인데 하는 생각에 들어갔다. 가게는 텅비었고 주인장 혼자 있었다.
신라면 한그릇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미국에서 살다가 이 곳에 온지 10여년 되었다고 한국에 가본지는 20여년이 넘었단다. 가고 싶지 않단다. 이 곳은 사람들이 너무도 순박하고 공기도 좋고 물가도 그렇고... 자신은 이 푼타 아레나스가 너무도 좋단다. 남의 나라에 살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좋아하는 마음이 좋아보였다.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건강 조심하면서 다니라고 간곡히 당부하신다. 동포가 있는 가게.. 한국말로 이런 저런 말도 하고..
내일은 대망의 트레킹을 하는 전초기지로 간다. 라면집 사장님은 내가 W트랙 두군데 밖에 예약을 못했다고 하니까 그냥 가서 개기란다. 어떻게 된다고 하면서.. 과연 그럴까?
가서 생각해 보자.
오늘 사진의 주인은 하늘.
Santuario Maria Auxilladora 성당. 겉은 수수하지만 안은 참으로 경건하고 예쁘다.
어기에도 장미 창이
남미의 개들은 평화롭다.
콜론 광장
페루에서 산 알카파 제품들이 다 동원되었다. 마
젤란 발을 만지면 집에 무사히 돌아간단다. 나두 집에 무사히 가야지
마젤란 발. 사람들이 무수히 만져 반들거린다.
마젤란 동상 뒤
Bus sur 여기에서 버스표도 사고 버스도 탄다.
지구 반대편에도 민들레는 피고
전망대에는 각국으로 향하는 표지판이 있었다. 거리도 표시되고..
동계 올림픽의 장소 평창도
대한민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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