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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대륙 남미를 가다 2

멘도사 2-포도 마을 마이푸-

11월 28일(목)쨍쨍한 날씨.

쓴돈

1128()

카페 아침2

125

 

 

섹친 와이너리 시음

200

 

 

,

270

 

 

60

합계:655



호스텔 윈드밀이 한방에 4명이 있었고, 호스텔 안은 항상 사람들로 벅적거렸었다.

그래서 좀 조용한 데로 가서 혼자서 방을 독차지 하려고 거처를 옮겼건만 여긴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그리고 윈드밀이 길가 호스텔이라 방에서 느껴지는 차량 소음이 심해 옮겼는데 여기도 길거리 차량 소음이 있기는 마찬 가지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내 마음대로 문을 꼭꼭 닫아 두면 조금 낫다는 것 뿐. 자정이 넘어서는 차량이 뜸해서 그나마 나았다.

어제 밤에 달라스에 있는 선과 밍키와 영상 통화를 했다.

영상 통화를 해보지 않아서 어색하긴 했지만 순간 혼자 있는 방안이 꽉 차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번 멘도사에서의 일정이 헐렁해서 그다지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침 7시가 넘으니까 몸이 침대에서 벌떡 일으켜진다.

이 집 주인장 다니엘은 벌써 일어나 홀로 아침을 먹었단다. 나에게 토스트와 계란 후라이와 커피를 만들어 주었다.

자신은 바나나도 먹었다고 하면서 나에게 바나나는 안 준다. 어제 내가 사다 놓은 바나나가 많아서 좀 덜 섭섭.

이 집엔 24시간이 넘도록 다니엘과 나 밖에 없다. 옛날 같으면 너 혼자 사냐? 가족이 있냐? 등등을 물을 텐데 이제는 묻기가 싫다.

내가 그에 대해 아는 건 이집 주인이라는 것. 그리고 다행스럽게 쿨하고 젠틀하다는 것.

집안에 불상들이 많아서 불교신자냐고 물었더니 불상 수집이 취미란다.

리고 차는 잘 안타고 다니고 주로 이동할 때는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이용한단다. 그래서 버스 시스템은 잘 모른다고...

그가 어제 내가 먹었다고 한 미역국에 대해 말했다. 왜 너 혼자 다 먹었냐고.... 혹시 또 만들거면 자기를 조금만 달란다.

몇년 전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갔었는데 거기에 코리아 타운이 있었단다. 그 곳에서 한국 음식을 먹었었는데 미역국도 먹었었다고.

그 때 너무 맛있었단다. 내가 그 맛을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저녁에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다행이 아직 미역과 참기름이 풍부하게 남아있다.

오늘 뭐 할거냐고 물어 '마이푸 마을'을 갈거라고 했더니 투어를 신청했냐고 묻는다.

투어는 안하고 버스타고 갈거라고 했더니 버스 말고 기차- 트롤리-를 타고 가란다.

블러그에서는 투어나, 버스를 타고 간 이야기만 읽은 터라 솔깃했다.

다니엘에게 기차역 이름을 물어 구글 주소창에서 검색을 하니 걸어서 30여분 걸린다. 걸어 보기로 했다.

아침에 우람한 가로수가 거리를 덮는 조용한 주택가를 걷는 기분은 마치 공원을 걷는 기분과 같았다.

길 한켠에는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있고. 30여분 걸리는 걷는 길이 발걸음도 가볍고 쾌적했다.

멘도사 기차역 근처에서 화장실이 급해 한 카페에 들어갔는데 동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탱고 음악이 흐르는 기분 좋은 카페였다.

내친 김에 커피 한잔 하려다가 세트메뉴를 시키고 말았다. 토스트와 오렌지 쥬스, 그리고 커피를 주는... 이렇게 주는 데도 우리돈으로 3,000원이 채 안된다. 음악 좋고 앉아 있는 사람들 분위기 좋고..

카페를 나와 기차역으로 갔는데 표 파는 데가 없다.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레드 버스 카드 파는 데를 알려준다.

아 버스카드로 탈 수 있구나를 깨닫고 당당하게 탑승. 두칸 짜리 미니 기차를 사람들은 버스라고도 부르고 트롤리라고도 부른다.

그냥 버스를 타면 한시간 남짓 걸린다는 마이푸 마을을 20여분만에 쾌적하게 갔다.

마침 종점에 유명한 와이너리가 인접해 있다. 기차에 같이 탔던 고령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함께 내려 와이너리 투어 할 거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그분들을 따라 나도 천천히 천천히 걸어 Bodega Lopez로 갔는데 그 분들은 힘들어서 그런지 와이너리 상점과 오크통앞에서 사진을 찍고는 돌아가 버렸다. 그 분들을 보내고 조금 기다리니 영어 가이드 투어가 진행된다. 11시 30분 투어.

이 로페스 와이너리는 기차 타고 와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와이너리인데 무료로 진행되었다.

19세기 후반의 저장 창고를 그대로 가지고 있고 포도 선별 방법과 숙성 방법 저장 방법. 그리고 오크통 세척 방법 등을 데리고 다니면서 이야기 해주고 마지막으로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두 종류를 시음하게 해 주었다.

지난번 페루 이카 와이너리보다 훨 규모가 큰 듯. 투어는 한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투어가 끝나니 12시 반 정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한군데 더 들르기로 하였다. 이 로페스에서는 포도밭을 안 봐서 포도밭이 있는 와이너리를 보고 이 마이푸 마을의 분위기도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에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이 있건만 자전거를 탈 엄두가 안난다. 태양이 너무 뜨거워 겁날 정도였기에...

버스를 이용하기로.. 내가 가려고 했던 가족이 운영하는 와이너리는 100퍼센트 오르가닉 방법으로 와인을 만든단다.

버스에서 내려서도 키 큰 가로수와 길 옆에 맑은 물이 콸콸 흐르는 거리를 10여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 곳.

Cecchin Family Winery. 이 곳은 와인 포장하는 것도 볼 수 있었고 바로 앞에 포도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서 좋았다. 포도가 작게 매달려 있었다. 일하는 사람들의 분위기도 밝고 호의적이었고. 방문하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둘러보면 된다.

원하면 시음장에서 돈을 내고 시음할 수도 있고. 난 200페소를 내고 두 종류의 와인을 시음하는 것을 택했다.

돈을 내서 그런지 아니면 이 곳의 와인이 유기농이라고 강조해서 그런지 향이 로페스 와인보다 더 좋은 듯. 함께 시음했던 프랑스 청년들도, 그리고 미국 할아버지들도 더 좋단다. 여기서 좋은 와인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단다. 하지만 들고 다닐 자신도 없고 요즘 와인을 많이 마시면 쉽게 취하는 것 같아 절제를 하기로..

Cecchin에서 다시 버스를 타려고 걸어나오는 길은 역시나 걷기에 황홀한 길이다. 아까 함께 시음했던 프랑스 청년들은 자신들은 오토바이를 둘이서 타고 다니면서 몇군데 와이너리를 둘러보고 있다고.. 뚜벅이인 나를 안쓰럽게 봤었다. 근데 나는 걷는게 좋다.

다시 버스를 타고 나오는데 어느새 3시가 넘어버렸다. 집 근처에 가서 점심을 먹기는 너무 늦겠고..마이푸 마을 센트로에서 내려 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는데 메뉴 델 디아가 270페소다. 우리돈으로 6,200원 정도. 물과 오렌지 쥬스,그리고 큰 접시에 비프까스와 호박볶음과 샐러드를 푸짐하게 담아 주고. 후식으로 과일 샐러드도 주는데 이 돈이다. 난 비프까스는 거의 다 남겼지만 나머지 야채와 쥬스 후식 등은 알뜰하게 챙겨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기차를 이용했다. 기차가 빠르고 편하고 운치있고.

6시쯤 집 도착. 역시 아무도 없다. 혼자서 문을 따고 들어와 샤워하고 음악 크게 틀어 놓고 다니엘에게 약속한 미역국을 만들었다.

오늘은 어제 나 혼자 먹은 미역죽보다 더 맛있게 된 듯.

8시가 넘어서 돌아온 다니엘.  미역국 냄새를 맡으면서 좋아한다. 오늘 와이너리 투어한 이야기를 했더니 와인 좋아하냐면서 한병을 선물로 주었다.  받아 놓고 내일 마시기로.. 오늘은 시음차 너무 마신듯.


기차역 찾아 가는 동네길


화장실 가려다 들른 카페. 이 곳에서 두번째 아침 식사를...

그러나 빵은 아깝게도 남기고 말았다는

기차역에서



이 기차도 레드 버스 카드를 찍으면 된다.

자율인데 가끔 불시 검문도 한다. 그러니 양심껏 찍고 타길.



마이푸 마을 기차역에서 내리자 마자 자전거 빌려주는 데가 있다.

이 할머니들과 함께 걸어갔는데...

















이 작은 문으로 들어가 오크 통을 청소 한단다. 체구가 작은 사람으로 선택.

처음 2~3일간은 문을 열어 놓고 가스를 빼고.

그 다음에 들어가더라도 마스크를 반듯이 써야한다고..





















마이푸 마을 센트로 광장


마이푸 마을 왕복한 트롤리

다니엘이 수집한 불상들

다니엘이 수집한 불상들

다니엘이 수집한 불상들


다니엘이 수집한 불상들, 이외 몇점 더 있는데...

다니엘은 내가 끓여 준 미역국을 감동하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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