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더불어 사는 삶,그리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있는 곳 괴산,증평을 가다.

언제던가? 기억이 아삼삼하지만

그 때가 연수시간이었던 듯 하다. 앞에서는 뭐라 뭐라 하고 있는데 바로 옆자리에서 "흙집" 운운하면서

충청도 쪽으로 여행을 간단다. 흙집 짓기.... 순간 퉁겨져 나가듯이 '나도 가면 안돼?'를 입밖에 내고 말았다.

거기에다가 김석규샘이 비어있었던 농가 구입해서 손수 흙을 발라가며 리모델링 한 집을 가보는 거란다.

가겠다고 우겨서 억지로 명단을 끼어넣고는 또 다시 바쁜 일상속에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그런데 10월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그 주 토요일에 충청도에 여행을 가야한단다. 교육청에서 지원받은 연수라고..

아 나는 흙집짓기가 연수인지도 몰랐다. 10월 13일은 친구랑 약속도 있었고 또 같은 실 샘의 아드님 결혼식도 있었고...

그러나 다 밀쳐놓고 충청도 여행을 택했다. 뭔가에 끌리듯이.

당일.

온수역 성공회대 앞에서 이샘과 일행을 만나 출발...

많은 일들을 밀치고 떠나는 여행이었지만 떠나는 순간 마음은 깃털처럼 가벼워졌고 날씨와 풍광은 더할나위없이 좋았다. 두시간여 후 충주 도착. 유명하다는 묵밥집 앞에서 또다른 일행과 조우.

기와집이 정겹고 주변의 산들이 정겹고 뜰안의 가을 꽃들이 정겨운 집. 음식은 담백하고 깔끔했다. 웬지 건강해지는 느낌이 온몸을 싸악 훑고 지나간다. 

 

통나무 묵집-이집이 근처에서 가장 유명한 듯.

메뉴와 가격

묵밥집 마당

담백하고 깔끔한 맛 묵밥

밥은 요렇게 나온다 적당하게 덜어서 먹을 수 있도록.... 

반찬은 요렇게 나오고... 다들 맛있다.

묵밥집 마당

연수에 참가한 샘들

묵밥집 마당에서

묵밥집의 귀염둥이 양이

 묵밥집에서 볼 수있는 전경

 

점심을 먹고 우린 따듯하고 밝은 햇살을 온몸에 받으며 달리고 달렸다. 그래서 도착한 곳이 유샘의 학교. 목도중고등학교.가는 길도 완전 드라이브 코스다. 울창한 나무들이 양옆에 있는 서늘한 길.

이 학교 건물 학생수에 비해서 크고 예뻤다.

우린 운동장 앞면에 자리잡은 정자에 올라 앉아 공부를 시작했다. 유샘이 시골학교 통폐합에 관한 문제로 강의를 시작하였고 대도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우린 작은학교 통폐합 문제에 대해 처음 접하면서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기도 하였다.

도내 세개의 중학교를 없애면서 그 중의 한 학교에 합쳐지는 형식이 아니라 교과부에서 지원받은 엄청난 거금을 들여 기숙형 중학교를 새로 짓는 다는 이야기... 그러면서 이 학교가 신설학교라서 신설학교 기준에 맞추어서 교직원을 뽑는다는 것.

등 등.. 무슨 이유가 있는지... 일단 기본 나의 상식으로는 납득이 잘.....

목도중학교에서 강의가 끝나고 우린 새로 짓고 있는 신설 기숙형 중학교의 건설 현장을 둘러보기도 하였다. 마치 웬만한 규모의 전문대학을 연상케 하는 규모랄까?

 

목도중고등학교 새로지은 기숙사

자연에 둘러싸인 목도 중고등학교 운동장

이 학교 운동장엔 요렇게 훌륭한 정자가 있었다. 우린 정자에 둘러앉아 강의를 들음.

새로 짓고 있는 기숙형 중학교

오산 중학교를 거쳐 우린 낡은 농가를 사서 직접 손으로 흙을 발라가며 리모델링을 한 김샘의 집으로 갔다.

너른 마당은 빛나는 햇살로 가득찼고 집은 안온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그리고 마당 한켠에 있는 예쁜 장독대도...

김샘과 그 부인의 흙집짓기에 대한 진솔한 강연과 직접 "흙집 짓기-친환경생태적 집짓기-" 흙바르기와 흙푸대만들기. 그리고 나무 껍집 벗기기 등 등의 체험을 했다.  이 집의 매력은 헌집을 그대로 살리면서 이 집 부부가 일일이 손으로 바르고 수선하고 하면서 절대 자연을 거스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 집에서 난 뜻밖의 라다크식 화장실을 발견하였다. 재래식 화장실인데 볼일을 보고나서 재를 뿌려 냄새를 없애고 그 들을 그대로 농사에 응용해 자연에서 난 물질을 완전히 순환하는 것. 지난 여름 라다크에서 느낀 자연친화적인 삶의 느낌를 이 곳에서도 그대로 받은 것이었다.  너무도 인위적인 경쟁으로 도배된 삶이 버거워 난 먼 인도 북부의 라다크로 떠났었다. 뭔가 그들이 나에게 영감을 주지 않을까?해서... 그런데 그 곳에서 보고 느낀 삶의 한 단면을 이 곳 충청도에서 맞닥뜨린 것이었다. 나의 마음에 작은 전율이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흙집 마당-빛나는 햇살이 가득한 마당이었다.

 

 

 흙집 서까래

 

 

흙집에서

흙집에서

흙집에서

흙집에서(내부)

흙집에서(내부)

흙집에서(내부)

흙집에서(내부)

흙집에서(내부)

 흙집에서(내부)

흙집에서

 

 

 

 

 

 

 

외관을 보정할 때 쓰이는 나무 껍질- 표면의 거친 면을 다듬어 내면 더욱 예쁘고 단정한 집모양을 만들 수 있다.

흙집지을 때 이렇게 짚을 썩어 흙과 접착용 황토 몰탈을 넣어 발로 밟아 반죽해야한다. 그리고는 손으로 덕지 덕지 바른다음에 기구를 이용해 벽면을 매끄럽게 만든다.

 

 

흙집 실습을 한 다음 우리는 근처 괴산군 청안면 손두부집으로 옮겨가 저녁식사를 하였다. 이 집도 이 고장의 콩으로 직접 두부를 만들어 더욱 고소하고 신선한 맛이 고향을 느끼게 하는 집이다. 뭐 인터넷상으로 유명한 집은 아닌거 같고 근처 사는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집인듯... 아무튼 우리는 풍요롭게 그리고 기분좋게 식사를 하였다.

어느새 어둠이 사방을 덮어버렸다.

공기는 신선하고 별들이 드문드문 떠있다.

우린 다시 차를 타고 괴산의 솔뫼농장으로 향한다.

솔뫼농장.

친환경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흙살림 충북 괴산 본부.

이 곳은 통종종자 수집, 보존하여 미래의 지속가능한 생명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하는 곳이란다.

1991년에 태동한 흙살림운동은 20여년동안 독자적 미생물 활용과 흙살리기와 생태적 병충해 방지, 제초기술 등을 개발한 우리나라 민간기업에서는 최초로 친환경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곳이란다.

이에 걸맞게 이 솔뫼농장의 건물도 다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졌다. 우리가 잠을 자고 쉴 곳도 지글지글 따듯한 황토방이었고. 또 새롭게 단장한 화장실도 아까 김샘의 집에서 본 바와 같은 좀더 큰 규모의 라다크식 친환경 화장실이었다.

이 곳에서는 분뇨를 덮는 재료로 톱밥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톱밥의 한계는 여름이면 구더기가 생긴다는 것인데 쌀쌀함이 대기를 덮고 있는 이 시절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 화장실을 신축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손님이 우리라 그런지 상당히 깨끗하다.

밤 동네 산책 후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늘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둘째날!

아침에 일어나 잠깐의 동네 산책을 하고...

숙소앞에는 누런 벼가 꽤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익어가고 있었다.이 논도 솔뫼농장 회원들의 논이란다.

20여 농가가 가입되어있다고....

아침식사는 잠깐 차를 타고 나가 '솔뫼골 식당'이란 곳에서 먹었다.

담백한 올갱이국이 몸과 마음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해준 아침식사...

이번 여행은 청정한 환경과 더불어사는 삶,그리고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 그런 여행이다.

아침 식사 후 우린 이번에 많이 수고를 해준 영숙샘과 유샘의 오미자 농장을 방문하고 다시 솔뫼농장으로 돌아와 '유기농산물 직거래 의미"라는 강좌와 연이어 "도농직거래 꾸러미 공동체 유통사업의 의미"라는 강좌를 들었다. 그 강좌에서 기억에 남는 것. 제철 농산물 꾸러미....

이 제철 농산물 꾸러미는 도농간의 소통을 위한 것으로 정말 인상깊은 사업으로 마음에 와 닿았다.

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

1박 2일의 충청도 여행... 편안하고 안온하고 아름다운 산천을 지닌 충청도 여행.

난 그 곳에서 뜻밖에도 자연과 인간을 지키면서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마음에 담게 되었다.

 

 

솔뫼농장앞에서

아침식사 올갱이국

괴산면 청천면 무릉계곡-시간이 있다면 걷고싶었던 계곡길..

맛있는 고구마...먹으면서 공부를..

솔뫼농장앞에서...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락방 작은 학교 이야기(철원)  (0) 2012.11.06
박경리 문학공원-원주를 가다-  (0) 2012.10.28
빌딩과 바다가 어우러진 도시 부산.  (0) 2011.06.29
5월 어느 토요일....  (0) 2011.05.23
영화"레인보우"  (0) 201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