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땀 흘리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곳 괴산,증평에 이어
두번째 여행을 떠났다.
온수역 2번 출구에서 지난번 만났던 이샘과 조우하고 이번에 우리차에 탑승하게된 윤샘,최샘 모두 약속시간 8시 20분에 칼같이 만나 길을 떠난다.
이번에 가는 길은 철원이다.
분단의 아픔. 청정한 자연, 철새
또 나같은 역사전공자들에게는 태봉과 후고구려의 궁예가 생각나는 곳. 철원.
이러한 수식어와 더불어 왠지 모르는 아련한 느낌을 갖게하는 곳 철원. 그 곳을 향해 우린 오늘 떠난다.
온수역을 떠나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들판과 산이 나타나 마음을 설레게 하였다.
그리고 차안에서의 수다타임과 오밀 조밀 싸 온 간식타임....
차는 어떻게 철원으로 갔는지 모르겠다. 우린 수다 삼매경에 빠져있었고 운전은 이샘이 다 했으니까...
우리가 간 곳은 철원군 와수리...
그 곳에서 우린 너무도 아름다운 여인 이의선님을 만났다.
또다른 차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에 우린 동네 산책을 먼저하게 되었다.
낮은 집들 그리고 맑은 물이 흐르는 강,-강의 맑은 물 속에서는 송사리떼가 우리를 유혹하고 있었다.-
들깨향이 향그럽게 퍼지는 마을길을 우린 편하게 편하게 걸었다.
전혀 개발되지 않은 마을, 그래서 마음이 탁하고 놓이는 마을, 이 마을엔 어떤 이야기가 있고 그 의선샘은 이 마을에서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마을을 천천히 천천히 즐기고나서
우린 와수리의 돌봄 어린이집에서 향기로운 매실차와 쑥떡을 먹으면서 이동네, 와수리의 어린이들의 이야기와 의선샘의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 안있어 다른차의 샘들이 도착하고 우린 "다락방 작은 학교"로 자리를 옮겼고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이 와수리엔 10여년 전 수녀님들이 농촌지역의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공부방 공간을 마련했단다.
그리고 2012년 새해에 다락방 작은학교 "마음 놀이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되었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평화롭고 조용해 보이는 마을에도 많은 가슴아픈 사연들이 있었다.
도시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세대수에도 못 미치는 적은 인구의 한적한 마을.
농촌마을이 가지고 있는 고즈넉함의 이면에 더 이상 물러서지 못할 만큼의 어두운 사회적인 문제들이 곳곳에 숨어있었다.
이 어려움은 언제나 제일 약한 아이들이 먼저 받게 된다고 말하는 의선샘.
이 말은 대도시의 소외 지역에 근무하는 우리에게도 마음깊이 와 닿는 말이었다.
도시 빈곤과 그로 인한 보살핌의 부재가 우리아이들에게도 정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던 것이다.
의선샘은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여러 가지 사회적인 배려가 필요한 아이들은 역으로 몇 겹의 어려움을 덮어쓰게 되는 과정에서 점점 더 부정적으로 왜곡된 자아상을 갖게 되면, 그 것이 가져오는 악순환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삼년 전 아직 한글을 떼지 못한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의 문제를 가지고 공부방의 수녀님이 고민하시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의 학습을 도와주는 것이 다락방 작은 학교를 시작하게 된 것이 그녀의 작은 동기였단다.
그녀가 아이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대부분 아이들에게 문제라고 여겨지는 것들은 눈에 보이는 현상이지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마음의 문제들을 보듬어 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도 전에
화가 나서 주먹다짐을 해야 뭔가가 해결된다고 느끼는 아이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잘 들리지 않은 아이들
이야기 할 때는 최대한 큰소리로 말하는 아이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
슬픈 아이들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는 아이들
항상 배가 고픈 아이들
늘 누군가 자기를 괴롭힌다고 생각하며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들
공부가 너무 어려운 아이들
맨날 혼 나는 아이들
그녀가 말하는 이 아이들은 우리에게도 있었다.
의선샘은 이야기한다.
"저도 제 자신을 잘 알지 못했는데
아이들과 몇해 지내고 보니 아이들을 무조건 사랑한다고 이야기 해줄 수 있는 것을 잘 하는 저를 알게 되었습니다.
다락방 작은 학교는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는 하나
공적인 구조에서 놓치고 가는 것들을 잘 풀어내서 아이들과 좀 더 밀착된 일상을 나누고 싶은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마치 한편의 소설을 듣는 듯한 느낌의 의선샘 이야기...
항상 마음을 다해 아이들을 안아준다는 그녀. 우리들의 마음 속에 따듯함이 몽글 몽글 자리잡고 있었고, 또 그녀에 대한 신뢰와 경외가 함께 들어서고 있었다.
다락방을 떠나 우린 늦은 점심을 먹으러 고석정을 향했다.
가을이 완연하다. 두부전골과 쌈밥으로 점심을 푸짐하게 먹고 고석정 산책...
고석정은 주변에 게르마늄 온천랜드가 커다랗게 들어서서 그런지 예전의 고즈넉하고 멋진 풍경이 많이 바래져 있었다.
얼마전에 다녀와 많이 실망했다는 친구 순이의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주변은 변했지만 짙푸른 물빛과 물줄기는 여전하다. 그리고 외롭게 왕따당한 듯 서있는 고석정도 고 모습만 떨어뜨려놓고 보면 역시 여전하고....
고석정앞에서 우린 의선샘과 따듯한 포옹으로 이별을 하고 서울로 떠났다.
돌아오는 길 많은 생각들이 마음 속을 헤집고 다녔다. 도시와 농촌이라는 공간은 다르지만 비슷한 문제와 고민을 안고있는 도시 빈곤층의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도 어떤 해답을 안겨줄것인가?
돌아오는 길은 교통체증이 따라와서 좀 더 길었다.
구리시로 들어와서 저녁을 먹는데 이집이 가격대비 아주 훌륭한 맛집이었다.
두번의 여행으로 농촌의 작은 학교이야기,그리고 그 작은 학교에서 조차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도시의 소외된 대규모학교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여러 생각들이 함께 묶이면서 나는 뭘해야하는 걸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분단의 아픔. 청정한 자연, 철새
또 나같은 역사전공자들에게는 태봉과 후고구려의 궁예가 생각나는 곳. 철원.
이제 철원은 또 다른 의미를 나에게 던져 주었다. 다락방 쟉은학교, 그 곳에 있는 아름다운 의선샘.
철원가는길 운학산매점에서...
철원 와수리에서...
철원 와수리에서...
철원 와수리에서...(꽃사과)
철원 와수리에서...(이제 텅빈 들판만 남았다. 그런데 이 텅빈 들판에서 우린 들깨의 향긋한 향에 취해 걸었다.
철원 와수리에서...(이 다리 밑 맑은 물에서 송사리 떼가 자유를 즐기고 있었다.)
철원 와수리에서...
철원 와수리에서...(청정한 갓..)
다락방 작은학교
다락방 작은학교(담을 끼고 만든 작은 텃밭. 이 마을 사람들이 파도 심어주고 배추도 심어주는 정이 넘치는 밭이다.)
다락방 작은학교(누군가가 무 두알을 몰래 가져다 놓았다. 찡하게 마음을 흔들어 놓은 장면하나...)
다락방 작은학교에서.. 이야기가 한편의 소설같다.
"다락방 작은학교는 상상한 학교이다.
다락방 작은학교는 웃음이 넘치는 학교이다.
다락방 작은학교는 활기찬 놀이터다."
"다락방 작은학교는 재미있으니까 놀이터다.
다락방 작은학교는 친구들과 잘 수 있는 또 다른 집이다.
다락방 작은 학교는 심심하지 않는 도서관이다."
다락방 작은학교
다락방 작은학교
다락방 작은학교
고석정앞 식당 마당에 가을이 덮혔다.
고석정앞 쌈밥집
고석정앞 쌈밥집
고석정앞 쌈밥집
한탄강에서..
한탄강에서..
한탄강에서..
고석정에서..
고석정에서..
또다른 밥상하나.. 단돈 1만원으로 우린 푸짐하고 맛있는 밥상을 만날 수 있었다.
구리시의 두메골 한정식집. 경기도에서 선정한 착한가격집이기도 하다.
이 집에서 밥을 먹고 나서 우린 의선샘한테 배운대로 따듯한 포옹을 하고 헤어져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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