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세째주 토요일 아이들과 함께 정동일대를 답사하였다.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과 개방의 흔적이 남아있는곳.
우린 덕수궁 정문앞에서 만나 우리나라 최초의 교회인 정동제일교회에서 아펜젤러목사의 흔적을 보았고 그 옆길을 따라 그 아펜젤러 목사가 세운 개신교 재단 학교인 배재학당 박물관을 찾아갔다. 우리나라 신교육의 현장.그 곳에선 낯익은 이름들이 꽤 있었다. 이승만이라는 이름도 보았고.. 기독교를 바탕으로 영어교육을 한 학교..
이어서 찾아간 곳은 중명전. 한때 덕수궁에 포함되었던 건물이었건만 지금은 덕수궁 밖으로 나와 있었고 보수 공사중이었다. 을사늑약이 5명의 매국노들에게 비밀리에 날조된 곳. 이 조약으로 우리는 외교권을 빼앗긴 비참한 나라가 되었고. 그에 뼈아픈 저항을 해야만 하였다. 철근으로 휩싸인 건물외모만을 보고 씁쓸하게 걸음을 옮겨 간 곳은 옛 러시아 공사관이었다. 다 불타버리고 흰탑만 남은 이 곳도 공사중... 아이들에게 우리 근대사의 슬프고도 부끄러운 역사를 이야기 하며 그 흔적으로 이 곳 러시아 공사관과 덕수궁의 정관헌 건물과 연결된 비밀 통로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리고 되돌아 오는 길에 들른 신여성 교육의 요람 이화학당.-그러나 이 곳도 수리중이었다.
이화여고 건너편 작은 샌드위치 가게에서 뒷풀이 겸 아이들과 샌드위치를 먹고 나서 이 날의 답사는 마무리 되었다.
아이들과 헤어진뒤.. 잠시 거리를 서성이다가 마치 누군가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발길을 돌려 찾아간 곳은 시네 큐브였고
이 곳에서 또 마치 계획이라도 한 것처럼 산 표는 "알제리 전투"....
토요일 오후에 뭔가 피가 끓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뭔가 가슴 밑바닥을 차올라 오는 것 같은 느낌을 준 이 영화는 오래된 흑백 영화였다. 그 느낌을 정리하고는 싶은데 재주가 메주라서 그냥 짜깁기 식으로 적어 보아야겠다.
정동답사와 영화.....
<영화 알제리 전투>
감독 : 질로 폰테코르보
출연 : 브레힘 하쟈드(알리 라 포인테 역) 쟝 마틴(Col.마티유 역), 야세프 사디(디아파르 역),
푸시아 엘 카데르(할리마 역), 유고 팔레티(켑틴 역)
"혁명을 일으킨다는 것은 참으로 힘드는 일이라네
혁명을 지탱하는 것은 그보다 더 힘들고
그 보다 더 힘든 건 그 혁명을 성공시키는 것이지."
표를 예매하고 나서 집어든 한장짜리 리플렛에 적혀 있는 이말..요즘같이 답답한 현실에서 뭔가를 일깨워 주는 듯.
영화는 흑백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자칫 지루하고 딱딱해 질수 있는 영화가 의외로 마음을 헤집으면서 몰두하게 만든다. 영화의 대사중 가장 인상깊은 한마디.
-검거된 FLN 지도자에게 프랑스의 한 기자가 공격적인 질문을 던진다. “여자들에게 폭탄이 든 바구니를 운반하도록 해 무고한 생명을 죽인 건 비겁한 행동 아닌가요?” FLN 지도자는 반문한다. “네이팜탄으로 민간 마을을 공격해 수천 명을 죽인 건 더 비겁한 짓이 아닌가요? 비행기가 있다면 우린 훨씬 쉬울 겁니다. 비행기를 주면 바구니를 드리죠”
우리의 독립운동사의 한장을 장식한 안중근의사도 요즘 나온 그의 책에서 보면 상당한 평화론자였었다. 그는 동아시아 각국의 군비축소를 주장한 사람이기도 하였단다. 그런 그가 하얼빈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은 위의 FLN의 지도자와 같은 생각이 아닐까?
이 기자회견 직후 프랑스 공수부대의 지휘관이 던진 얘기는 어쩌면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핵심일지도 모른다. 이 지휘관은 작전의 승패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작전의 성공은 정치적 의지의 결과”라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였다.
이는 전쟁은 단지 군사력의 차이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정부의 잘못된 대외 정책 철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내의 정치적 압력이 중요함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본 네티즌들의 한마디 댓글에서 영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자유,독립..... 이것은 공짜가 아니다."
"언제나 가해자는 피해자들에게 전도된 도덕적 판단을 강요하기 마련이다."
"강자의 위선과 폭력에 대항한 약자들의 위대한 투쟁서사시."
다음은 영화 알제리 전투의 줄거리이다. 시간과 영화관에 갈 열의를 만들어 꼭 보시길....
알제리민족해방전선(FNL)의 투쟁사
“이름 없는 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밝힌다”
세계 영화 사상
가장 급진적이고 선동적인 서사극
1957년 10월 어느 새벽, 알제리민족해방전선(Font de Lib ration Nationale/FNL) 소속의 나이 든 반군 한 명이 프랑스 부대의 고문을 견디다 못해 마지막 남은 지도자 ‘알리’의 은신처를 누설하고 만다. 은신처를 포위한 프랑스 군은 당장이라도 폭파할 태세이다. 오직 해방을 목표로 투쟁해 온 지도자 ‘알리’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상념에 잠긴 채 치열했던 지난 3년을 회상한다.
프랑스에 대항하는 독립전쟁 ‘알제리 전투’의 개시를 공포한 1954년 11월 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알제리민족해방전선(FNL)과 프랑스의 격렬한 테러 속에 아무 죄 없는 아랍인 노동자가 프랑스 경찰을 죽인 살인자로 몰리는데,,, 프랑스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아랍인 동네에 폭탄을 투하해 무고한 사람들을 수 없이 죽인다. 이에 맞선 알제리 인들은 유럽인으로 가장한 아랍여인 3명을 프랑스 방위구역에 침투시켜 폭탄을 설치하고 쑥대밭을 만든다. 급기야 프랑스 정부는 최정예 프랑스 공수부대를 파견하고 잔혹한 고문을 하여 알제리 해방운동을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파괴해 나간 결과, 알제리민족해방전선(FNL)은 패전하고 만다.
시간은 다시 1957년 10월. 유일하게 살아남은 핵심지도자 ‘알리’의 반군 동지들은 항복을 거부하고 스스로 폭사한다. 이로써 알제리 전투는 프랑스의 승리로 종결된다. 하지만 ‘알리’가 죽은 지 3년이 지난 후, 다시 알제리 민중의 봉기가 일어나고 마침내 1962년 알제리는 독립을 쟁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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