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5년 봄 세 자매의 느린 여행(2)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 16일차(카르데뇰라 리오피코에서 부르고스까지,14키로)

2025년 4월 24일(목) 맑음
오늘은 14키로만 걷는 짧은 여정이다.
마음도 느슨해져서 눈을 뜨니 7시가 다되었다.
이집은 난방이 전혀 안되어 자매들은 추워, 추워를 연발한다.
샤워 물도 미지근하여 둘다 샤워도 스킵하고
어제 오후에 나만 샤워를 했었다.
2022년에 왔을 때 묵었던 집인데 그 때는 샤워를 못할 정도로
미지근하지는 않았었는데..
그리고 사람들로 가득차있어 수십명이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아침에도 북적였었는데.
이번에 이집은 한산했다. 우리 포함 9명만이 묵어가는 듯.
어제 묵었던 사람들도 다 떠나고
우리 셋만 남아
간단한 아침을 먹고 짐을 맡기고
출발 하니 8시다.


마을은 고요하고 한적하고 아름다웠다.
사람이 살지않은 우주 공간인 듯
길에는 우리 셋만 있었다.

카르데뇰라 리오피코를 벗어나서
부르고스로 가는 길은 두갈래가 있는데
한갈래는 산길.
또하나는 고속도로길이다.
지난번에도 고속도로길을 선택해서
재미없고 지루했는데
이번에도 고속도로 길을 선택하고야 말았다.
자매들의 오르막 길에 대한 부담으로..

한참을 지루한 아스팔트 길을 걸어간다.
명상의 시간이다.


부르고스 초입. 카페에서 커피로 재충전.
이 집 커피도 또르티야도 맛있다. 도시의 맛이다.


얼마전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리는 제단도 마련되어 있었다.
나도 기도를 했다.

부르고스 초입의 성당
신부님이 직접 축복도 해주시고 세요도 찍어 주셨다.
참으로 인자해보이는 신부님이셨다.
마음의 걸음 걸이에대한
내적 경험을 쌓으라고 해 주셨고
산티아고 까지 건강하게 축복 받으면서
가라고도 해주셨다.
뭔가 따듯한 기운이 감싸는 느낌이든다.


그리고 어슬렁 어슬렁 걸어
부르고스 구시가지 입성
하늘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잘 단장된 공원이 한없이 기분을 업 시키고.

맥주와 간단한 타파스를 먹으며
공원의 화사한 햇살을 만끽해본다

부르고스 입성기념으로 작은 가방을 하나 샀다.

성당으로 들어가는 산타 마리아 아치(Arco de Santa Maria) 중세 시대의 도시 입구로 사용되었던 아치로,
부르고스의 상징적인 건축물중하나다.
아치 위에는 부르고스의 역사적인 인물들의 조각이 있다.


이 산타 마리아 아치로 들어가면 대성당이 보인다.

이 대성당 바로 옆 건물이 오늘 내일 우리들의 숙소다.

요 건물들.
너무도 좋은 위치.
대성당 광장이 우리들의 안마당이다.
직원들도 친절하고
고급 호텔의 느낌이 물씬이다.
만족.
이번 까미노 길은 자매들이 유럽 여행이 처음인지라
길걷는 것에 여행을 한다는 의미를 더해
숙박에 있어서 알베르게를 고집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호텔에도 묵어본다.

호텔 체크인 시간이 오후 세시라
그동안 우리는
로르카에서 소개 받았던
올레 코리아에 가서
불고기 도시락을 사왔다.
오늘은 호텔에서 한식으로.

오랫만에 먹는 한식 도시락.
짜지 않고 달지 않아 맛있었다.
그러나 오이 김치를 좀더 많이 담아 주었으면
훨 좋았을 거다.

호텔 웰컴 초콜릿 꽤나 맛있었다.

요즘 스페인은 9시가 넘어서도 환하다.
백야 현상.
덕분에 내일 떠날 걱정이 없는 우리도
9시 넘어서 까지 거리를 쏘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