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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걷기 이야기

병자호란의 현장 남한산성 걷기.

5월 13일 오늘....

개교기념일.

평일의 귀중한 휴일.

얼마전부터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남한산성을 향해 집을 나섰다.

휴일치고는 꽤 이른 시간, 8시30분에 집을 나서는 부지런을 떨었다.

마치 누군가와 약속이라도 한 듯 당당하게 길을 걷는 나.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10시 30분,  지하철 8호선 산성역에 내렸다.

날씨는 반팔을 입어도 더울 정도고...

산성역 2번 출구로 나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고 그 곳에 남한산성 남문으로 가는 9번 버스가 있다.

버스는 꽤 자주 오는 편이고... 물론 환승요금으로 차비는 해결된다.

물 한병, 샌드위치 작은 거 한개, 초콜릿 작은 거 한개. 그리고 집에서 가지고 나온 뜨거운 물이 담긴 보온병, 카누스틱 3개.

요거이 오늘 산행의 준비물이다.

산성역에서 남문까지 가는 9번버스. 꽤 매력적이다. 산길을 굽이 굽이 올라가 마치 강원도의 어딘가를 달리는 느낌을 안겨 준다. 버스 오른편에 앉으면 저 아래 아득한 경치를 구경하기에 좋다.

산성역에서 산성 남문까지는 20분 남짓 걸리고... 그저 산행하는 다른 이들을 따라 가면 길은 해결된다.

오늘 나의 남한산성 산행은 계획도 무엇도 없다. 그냥 산성을 따라 한바퀴 걷자는 것 뿐....

 

 

 

지하철 8호선 산성역...내가 사는 곳에서 이 산성역까지 가는 길은 멀고 복잡했다. 버스를 타고 전철 2호선을 타고 잠실에서 8호선을 갈아타고... 그런데 그 여정이 피곤하지도 싫지도 않은 것은 내가 이 짧은 여행을 즐기기 때문일까?

이 역 2번 출구로 나가면 남한산성 남문으로 가는 9번 버스가 있다. 버스길이 또 하나의 매력!

남한산성 남문 앞 버스정류장.

평일이어서일까? 적막하기 조차하다.사그러져가는 철쭉의 흔적이 남아있고...

 

남문앞 도로

남문으로 가는 입구에 있는 비석군...

18~20세기 무렵에 설치된 39기의 비석이 성 내에 있었었는데.. 남한산성 행궁 복원 사업에 따라 이 곳 남문 진입로로 이전되었단다. 이 곳에 있는 비석은 광주 유수 및 수어사,부윤, 군수의 비로서 재직 당시 선정을 베풀었거나 백성들을 정성스레 돌봐 정치를 잘한 분들에게 백성들이 그 분들을 기억하기 위하여 세운 비석들이란다.

 

남문 바로 앞에 있는 매점. 이 곳의 특산물은 칡즙이었다. 한잔 가득 부어주는 칡 즙이 1,000원.

산성 트래킹을 하기 전에 건강을 챙기자는 생각에 한잔을 사서 시원하게 주욱 들이키고는 오늘의 산성 답사를 시작한다.

 

 

 

 

남문은 4대문 중 가장 크고 웅장한 문으로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많은 문이란다.

현재도 산성을 방문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 남문에서 산성여행을 시작한다.

 

 

 

 

 

 

 남문은 성의 서남쪽에 있는 문인데 정조 3년(1779년)에 성곽을 개보수할 때 개축되어 지화문(至和門)으로 이름 붙여졌단다. 성의 4대문 중 유일하게 현판이 남아있다. 정조의 글씨를 집자해서 만들었단다.

병자호란으로 인조가 처음 남한산성에 들어 올 때에도 이 문을 통해서 들어 왔다고...

 

 산성안에는 유난히 소나무숲이 많았다.

 성곽을 따라 걷는 길.... 성곽이 정확한 이정표였다.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나타나서 땀이 났다가 식었다가 한다.

오늘은 오월의 날씨가 아니라 초여름의 더운 날씨였다.

 오늘의 주제는 오월의 푸르름...

 1985년에 보수했던 기왓장.

 

 

 

 

 

 

 

암문.. 남한산성은 한국 성곽 중에서 가장 많은 암문을 가지고 있다.(16개)  암문은 적이 관측하기 어려운 곳에 만든 성루가 없는 성문이란다.  암문은 은밀하게 식량과 무기를 운반하거나 원군이나 척후병이 출입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단다. 따라서 크기가 작고 장식이 없는 문이다. 암문의 안쪽에 쌓은 옹벽이나 흙은 유사시에 무너뜨려서 암문을 폐쇄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수어장대에서 한컷...

본래 장대는 전투시 지휘가 용이한 지점에 설치한 지휘소란다. 현대와 달리 장군이 직접 전장을 관찰하며 지휘했던 당시에 지휘소의 역할을 하는 장대는 성내에서 가장 높고, 지휘와 관측이 용이한 곳에 설치하였다고.... 지금의 수어장대 건물은 1896년 유수 박기수가 재건한 것이란다.

수어장대 내부...

이 사진은 1892~1893 사이 HIppolyte Frandin 이 찍은 수어장대 모습인데 1900년 4월 14일부터 11월 12일까지 열린 파리 만국박람회의 공식옆서 이미지로 사용되기도 했단다.

수어장대 담 밖 서쪽에 있는 당집. 청량당.. 이 집은 남한산성의 동남쪽 부분 축성 책임자였던 이회와 그 부인, 그리고 서북성을 상은 벽암 스님 김각성의 혼령을 모신 사당이다. 이회는 성곽 축성인의 모함으로 참수를 당했으나 후에 모함임이 밝혀져 그의 혼령이 이곳에 봉안되었다.  이 사진은 그 혼령제를 지낼 때 찍은 것이란다.

 

 

 

병암남성 신수비

이 앞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을 먹다.

 

우익문... 서문의 다른 이름. 광나루나 송파나루에서 가장 가깝지만 경사가 급하여 당시 물자를 수송하던 우마차 등은 이 문으로 드나들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인조가 세자 등과 함께 청나라에 항복하러 삼전도로 나갈 때, 이 문을 지났단다.

 

우익문..

성곽에서 본...

 

또 다른 암문..

 

남한산성엔 단풍나무가 많다. 가을 단풍철에 오면 아주 예쁠 듯...

전승문... 북문의 다른 이름.

 북문을 나서면 계곡으로 난 길을 따라 상사창동으로 이르게 되는데 조선 시대에 수운으로 옮긴 세곡을 등짐으로 이 문을 통해 산성 안으로 운반하였단다.

 

 

 

 

 

 

 

 

 

 

 

 

 

 

 

 

 

 

 

 

 

 

 

 

 

 

 

 

 

 

 

 

 

 

남한산성의 꽃들...

 

오늘 여행은 남문에서 시작해서 남문으로 막을 내렸다. 다시 9번버스를 타고 온틍 푸르른 산을 굽이 굽이 내려오며 기분좋은 피곤함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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