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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탐구 장소 동유럽

시간을 되돌린 도시 바르샤바

2015년 1월 1일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도 어쩔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시작한 여행.

이번엔 추운나라 동유럽 여행이다.

날씨가 차다.점점 혼미해져가는 어머니.오늘은 변비 때문에 오전내내 힘들어했다.어찌되었든 떠나는 마음이 무겁다.이케아 때문에 교통이 막힐까봐 두시 조금넘어 집을 나섰는데 길은 펑소와 다름없이 숭숭이다.광명역 공항버스를 기다리는데 미얀마간다는 어느분과 잠깐 한담!세시 20분쯤 공항도착!지하문구점가서 여권 복사하고 카피한잔 마시고나니 경순과 황샘이 온다.오늘이 연휴의 시작이어설까? 고항은 사람들로 붐벼 체크인하는데 시간이 꽤걸린다.짐부치고나서 워커힐 라운지에가서 플내티넘카드의 혜택 중 하나인 무료커피 두잔 얻어마시고...이제 본걱적으로 비행기를타러 들어간다.모든 수속을 마치고 면세점에서 참존 영양크림을 하나사서 챙기니 탑승할 시간이다.대한항공! 기상상황으로 30분딜레이!기대했던 기내식은 별로다. 선택의 여지없는 돼지고기 단품요리와 두부 모닝빵 커피등 물론 맥주도 마셨지만.북경시간 8시 30 분 착륙. 긴 입국 수속!카운터는 여러개인데 직원은 달랑 두명이라서 오래걸린다. 입국수속을 하면서 경유비자를 찍어주었다.우리가 도착한 공항은 제2터미널. 낼 새벽 스위스항공을 탈 곳은 3터미널이다.7번출구앞 무료셔틀을 타고 한참가야 3터미널이 나온다.L카운터쪽 긴의자가 오늘 우리의 숙소다.새벽 비행기라 나가서 숙소잡기도 귀찮아서 공항에서 지내기로...2터미널에서 3터미널로 오는길 그리고 이 3터미널 공항안에 가득 매캐한 매연냄새가 퍼져있어 북겅의 공기가 심각함이 느꺼진다.침낭을 꺼내 들어가 잠을 청해본다.

1월 2일

오늘은 베이징에서 쮜리히를 거쳐 바르샤바로 이동하는 날.

바르샤바 숙소 근처 쇼핑센터를 방문하고 하루를 마감함.

 

--어제 탄 베이징행 대한항공은 희한하게도 내국인보다는 외국인이 많이 탔었다. 자리도 많이 비고.... 땅콩사건탓인가? 글쎄....

어제밤에 베이징 제2터미널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무료셔틀을 타고 제3터미널에 도착해서 터미널 스캔하러 돌아다니다. L카운터 뒤 구석진 자리에 잠자리를 마련해 긴 평상위에 침낭을 펴고 그 속에 들어가 잠을 청했었다.

공항에서의 노숙에서 침낭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귀중품도 침낭속에 함께 넣어놓고 얼굴까지 푹 파묻으니 안온함마저 든다. 더구나 우리 자리는 사람들이 덜 나다니는 구석자리고...

베이징 3청사는 따듯한 편이어서 춥지도 않다.

잠을 잔거 같지는 않지만 발을 펴고 눈을 감고 있었다는 것이 피곤을 가시게 하는 것 같다.

새벽 3시 반 일어나 씻고 짐도 다시 꾸리고 체크인을 하니 시간이 훌 지나간다. 베이징 3청사 어마무시한 규모다. 역시 중국이랄까?

게이트로가는 셔틀트레인도 한참을 간다. 내려서 하는 검색도 삼엄하고...

우리가 타는 스위스항공은 E09게이트. 새벽이라서인지 공항의 상가는 대부분 문이 닫혀있고 한산하다. 오직 스타벅스만 영업할 뿐. 가지고 있던 중국돈으로 스타벅스 샌드위치를 사서 나누어먹었는데 나름 맛이 좋다.

그리고 탑승한 스위스항공. 좌석은 비좁지만 스위스라는 나라가 생각날만큼 깔끔한 느낌이다. 아침으로주는 DIY샌드위치도 깔끔하고..

그런데 우리 셋의 좌석이 다 떨어져있었다. 늦게 체크인을 해서인가? 그리고 나의 좌석이 안쪽에 붙어있어 심히 불편하다.

8시간여의 비행.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그렇게 보낸다.

스위스 항공의 좌석은 상당히 좁고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그러나 기내식이 따끈하고 맛있어 용서가 된다. 다양한 먹거리의 서비스가 우리를 흡족하게 해주고 있었다.

특히 점심으로 나온 따끈한 쇠고기 요리는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주는 아이스 크림 등 간식도 훌륭하고... 이 스위스 항공의 스튜어디스들은 다 할머니들이다. 그 점도 마음에 든다.

10시에 쮜리히에 도착하기로 한 비행기는 10시 50분이 넘어서야 쮜리히에 도착하였다. 바르샤바로 가는 비행기에 환승해야할 우리는 마음이 급하다.

그러나 보딩패스도 준비되어있고 같은 유로 국가기 때문에 그다지 걱정은 안한다.

12시 20분 바르샤바행 스위스 항공 출발. 아까 북경발 쮜리히행과는 다르게 이 비행기에는 미남,미녀 승무원들이 서빙을 맡고 있다.

햄을 넣은 샌드위치,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 두 종류에서 하나를 골라먹게 하는 기내식 서비스가 있었다. 그리고 착륙할 때 쯤 쵸콜릿 서비스.

공항에서 우리는 편한 길을 택했다. 택시를 타고 숙소를 찾아가는 것.

내가 아고다에서 예약한 바브라 타워 스위트는 공항 인포메이션 여직원, 택시기사 등 누구나 아는 숙소였다.

마천루처럼 높은 건물에 있는, 주변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쇼핑몰도 있고.

우리의 숙소는 아파트형으로 넓고 가정적인 분위기의 숙소였다. 더블침대 두 개. 그리고 각종 식기류 등도 구비되어있는... 일단 마음에 든다.

짐을 풀고 길건너 까르푸에서 당장 필요한 물품들을 사고 이틀에 걸친 때를 벗기고 와인과 햄과 치즈로 폴란드 입성을 우리끼리 자축했다.

1월 3일(토)

어제 일찍부터 잠이 들기시작하여 숙면을 취한거 같다.

이부자리가 뽀송뽀송하고 실내 온도가 적당하여 잠이 잘 온 듯....

집의 부모님이 걱정되나 일단 떠나오니 근심이 덜한 듯.

아침 6시부터 일어나 샌드위치로 아침을 해결하고 7시 30분경에 숙소를 나섰다.

숙소앞에서 트램 33번을 타고 중앙역으로 가서 토룬가는 열차표를 확인하고 중앙역앞에서 9번 트램을 타고 잠코비 광장으로 갔다.

폴란드의 도심, 차량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고요하다.

특히 겨울이라서인지 더욱 거리가 스산하고 조용한 듯.

그러나 우린 뜨거운 햇볕아래에서 걷는것보다 이 겨울거리가 더 운치있고 좋다는데에 일치를 보았다.

옷도 잘 챙겨입어서인지 따듯하고 걷는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처음부터 방향을 잘 못 잡아 코앞에 잠코비 광장을 두고 반대 방향으로 가서 대통령궁을 지나 쇼팽이 공부했다는 바르샤바 대학을 향해갔다. 바르샤바 대학은 연휴라서인지 인적이 아예없었다. 그러나 대학이라기보다 궁이라고 해야할 정도로 풍치있는 건물들로 구성되어있다. 바르샤바 대학 바로앞에 쇼팽의 심장이 묻혀있다는 성십자가 성당. 이 성당에서 우리는 비로소 관광객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성십자가 성당을 나와 운치있는 건물들로 이어진 길을 주욱 걸어가다보니 코페르니쿠스의 동상이 보인다. 동상과 그뒤의 건물을 감상하면서 사진 찍고 다시 길을 걷다보니,쇼팽박물관 표지판이 보였다.

이 바르샤바 거리는 제 2차세계대전에 80퍼센트 가량이 파괴되었단다.

그런데 이 후 폴란드 사람들의 노력으로 옛모습을 그대로 재현해서 오늘날의 모습을 만들어냈단다.

파괴되지 않은 것들도 마구 두들겨 부숴 콘크리트 건축물들로 대체시켜버린 우리들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숭고한 느낌마저 든다.

그런면에서 오늘 바르샤바 올드타운 도보여행은 나름 의미가 있다.

천천히 걸어 쇼팽박물관 앞을 가니 10시 40분. 박물관은 11시가 오픈이란다.

어쩔까하다가 근처 카페에서 커피와 케익을 먹으며 쉬다 들어가기로 했다.

바르샤바 케잌이 맛있다더니 역시 달지도 않고 맛있다. 책을 꺼내 오늘 본 곳들을 복습도 하며 있다보니 어느새 11시 10분이 지나있었다.

쇼팽박물관으로 들어가니 친절한 직원들이 맞이해준다.

쇼팽의 모든 것이 전시되어있는 이 박물관 현대적인 전시기법으로 어린이 교육도 많이 하고 직접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비도 잘 갖추어놓아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꽤 긴시간 즐길 수 있을 장소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찾을 곳이 좀 남아있어.한시간 30분가량을 있었을 뿐이어서 떠날 땐 많이 아쉬웠다.

이제 쇼팽박물관을 떠나 우리는 아까 지나왔던 거리를 되집어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시 걸어니 새로운 것들이 눈에 띈다. 아까 미처 지나쳤던 것들도 보고....

대통령궁을 지나 조금 더가니 정말 아름다운 광장 잠코비 광장이 나타났다. 주변의 예쁜 건물들, 그리고 그앞의 커다란 트리가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 주고있었다.

이제 제법 많은 관광객들이 보인다.

벌써 1시가 지나가버렸다.

슬슬 시장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식당을 찾아 잠코비 광장을 등에 지고 골목으로 들어가니 성요한 성당이 있다. 그 곳도 지나가니 구시가의 또다른 광장이 보이고 인어상을 가운데 두고 아이스링크가 만들어져있어 많은 시민들이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고풍스러운 예쁜 건물들 사이의 아이스링크라...영화속의 한 장면같았다.

조금더 가니 말발굽 바르바칸의 둥근벽이 보인다.

그 곳에서 우리는 돌아나와 다시 식당을 찾다가 작은 비스트로로 들어가 폴란드식 스프랑 피요르기(만두)등을 먹었는데 뜨근한 국물이 담백하니 속에 들어가 속을 덥혀주니 피곤이 풀리는 듯하였다. 이 곳은 가격도 저렴하다. 마음에 드는 식당이다.

식당에서 나와 다시 잠코비광장 쪽으로 발길을 돌리니 점심 먹는 동안 한차례 내린 비가 다시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였다. 비도 피할 겸 아까 지나쳤던 성요한 교회로 들어갔다. 교회 청동문 고리는 사람들이 하도 잡아서 반들반들하다.

이 성요한 교회는 스테인드글라스가 멋스러운 교회이다. 아까의 성십자가 교회보다 오래된 교회란다.좀더 고풍스럽고 장식이 많다고나 할까?

우린 이 교회에서 초를 태우고 기도를 하였다. 부모님의 건강과 우리 여행의 안전을...

성요한 교회에서 나와 다시 잠코비 광장으로 가서 왕궁으로 향하니 눈보라가 거칠어졌다.

왕궁주변을 둘러보고 서둘러 다시 바르바칸으로 가니 바람과 눈발이 꽤 거세어졌다.

오늘 일정은 이 쯤에서 접을까하다. 마지막 퀴리부인 박물관까지 가기로 합의. 퀴리부인 박물관은 작은 개인집을 전시실로 만들어놓은 것으로 부인의 사진들과 개인 물건들이 전시되어있었다. 그러나 이나라 글을 모르는 우리는 조금 보기 힘들었다고나 할까?

그러나 여성과학도를 기리는 마음으로 방문.

이 박물관에서 나오니 이미 4시가 넘어버렸다. 다시 대통령궁쪽으로 걸어나와 128번 버스를 타고 중앙역으로 가서 문화궁전을 잠시만 살펴본다는 것이 그 큰 규모 때문에 한시간이나 궁전을 배회하다 중앙역옆 트램길에서 33번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게 되었다. 숙소옆 쇼핑몰에서 쿡커 변압기를 사려다 또 한시간. 숙소에 돌아온 시간은 7시가 넘어 오늘도 11시간의 긴시간을 바깥에서 강행군하고 말았다.

저녁은 까르푸에서 사온 햄과 치즈 빵, 그리고 우리의 라면, 어제 사놓은 와인으로 해결.

씻고 일기를 쓰니 10시가 넘는다.

어느 여행자는 바르샤바는 2차대전 때 다 파괴되어 볼거리가 없다고 하나 나에겐, 바르샤바 사람들의 복원에 대한 열망과 의지, 그리고 그들의 열망의 실현, 그런 것들을 마음 깊이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는 그런 의미있는 곳이었다.

폴란드 사람들, 상냥함은 없다. 그렇다고 오만하거나 무례하지는 않다. 물어보면 최대한 성실하게 대해주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오늘 우리가 느낀바로는...

1월 4일(일)

오늘 원래는 와지엔키 공원을 가려고 했으나 계획을 바꾸어 바르샤바 민중봉기 박물관을 시작으로 다시 구시가로 가서 어제 못들어간 왕궁을 들어가고 무명용사들의 무덤이 있는 사스키 공원을 가기로 하였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폴란드 바르샤바의 진한 아픔과 인간의 잔인함이 느껴지는 민중봉기 박물관은 우리 숙소앞, 정확하게는 쇼핑센타 앞 트램 정류장에서 22번 트램을 타면 쉽게 갈 수 있었다. 오늘은 24시간 사용하는 교통카드를 구입하기로 하였다. 아카디아 쇼핑센터에서 15즈워티에 사서 트램에 오르니 10시가 넘어버렸다.

민중봉기 박물관명의 정류장에 내리니 바로 오른쪽 벽돌건물이 박물관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고 다들 상당히 심각하고 진지하다. 사진과 그 당시의 무기들, 실물크기의 전투기가 중앙에 진열되어있고 많은 영상자료들, 그리고 그 때 봉기를 이끈 지도자들과의 전화 통화까지 다양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끔찍할 따름이다.

이렇게 철저하게 파괴되고 살해된 현장을 본 후 우리는 중앙역으로 가서 폴스키 버스 정류장을 미리 답사하고자 하였으나 중앙역에 버스 터미널은 없었다.

매트로 종점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신세계거리로 가서 점심을 먹으려하였으나 대부분의 식당들이 문을 닫았다. 다시 버스를 타고 잠코비 광장으로 가서 바르바칸 골목길의 어제 사람들로 바글거렸던 식당을 찾아갔다. 어제와 달리 식당안엔 우리 뿐이다. 종업원의 추천으로 시킨 음식들은 모두 우리들을 만족 시켰다. 푸짐한 양과 맛있어보이는 모양새, 맛도 좋다. 특히 야채를 풍부하게 주어서 좋았다.

이제 배불리 먹은 후 왕궁으로....

오늘 민중봉기 박물관과 왕궁, 모두 무료다.

왕궁에선 과거 화려하고 따스했던 구시가의 모습과 왕궁의 모습, 그리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모습들을 보고 또 그 것들을 그대로 재현해내며 복원한 오늘날의 구시가와 왕궁을 보는데 진한 감동과 폴란드인들의 과거에 대한 자부심 애잔함. 그들의 의지가 보여져 바르샤바에 여행 온 보람을 한껏 느끼게 하였다.

왕궁에서 나와 간 곳은 사스키 공원. 그 곳엔 무명용사들의 무덤과 무덤을 지키는 꺼지지않는 불이 있었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추운날씨에도 참배하고 있다.

겨울이라서 스산해 보이는 공원은 안으로 들어가니 규모가 제법되었다. 여름에 녹음이 우거지면 좋은 곳이리라.

사스키 공원을 걸어나오니 어느새 5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고 주변은 한밤중처럼 어두워져 있었다. 거리의 트리 장식들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102번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려했으나 잘못 잡았음을 깨달아 신세계 거리에서 내려버렸다. 그 곳 맥도날에서 커피 한잔!

그리고 다시 구시가로 와서 중앙역가는 버스를 갈아타고 중앙역에서 22번 버스를 타고 빙 둘러 귀가. 역시나 까르푸에서 하몽과 어제 잘 못산 멀티탭을 사서 돌아오니 7시가 넘어버렸다.

내일갈 토룬을 검색하고 일기를 쓰니 시간이 어느새 10시. 이제 잠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