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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테네로... 그리고 터키의 이스탄불로..

12월 31일(월)

밤새 배가 엄청나게 출렁거려 타이타닉의 비극이 생각나 잠을 설쳤다.

그리고 배안이 더운데도 불구하고 침낭속에 들어가 잠을 자다보니 너무 더웠다.

새벽 5시 30분 하선. 피레우스 항구를 나와 전철을 타고 라리사역으로 갔다. 국제열차를 탈 수 있다는 라리사역은 얼핏 보기엔 작아 보였으나 길게 늘어서 있어 꽤 큰 편이었다.

시간이 흐르자 역사는 점점 사람이 많아져 갔다. 빵과 커피로 요기를 하고 육교를 건너 약 300미터쯤가니 펠레포네소스역이고 그 앞이 국제버스터미널이었다.

 저녁 7시에 떠나는 터키의 이스탄불행 버스를 예약했다.(1인당 2300DR)

 이제 우리는 남는 시간을 이용해 다프니 수도원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전철을 타고 모나스트라끼로 가서 그 곳에서 다프니수도원가는 버스를 탔다.  A16번 버스를 타고 20여분정도 달리니 한적하고 숲이 우거진 교외로 들어선다. 

  다프니 수도원은 길다란 흑송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그 옆에는 야영장이 있었다.

  오랫만에 우거진 숲을 보았으나 인적은 없고 주인없는 개들만 대여섯마리가 우리를 보고 반가워하며 따라온다. 다프니수도원은 공사중이었고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주변을 배회하다 야영장으로 들어가보았으나 야영장은 거의 폐허나 다름 없어보였다. 여름이면 좀 분위기가 살려나?

  다시 버스를 탔는데 이번에 탄 버스는 812번인데 골목 골목을 돌아 한시간가량이나 걸려 아테네시로 돌아왔다. 이 버스안에서 군데 군데 어린이들이 올라타서 트라이앵글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면 어른들은 웃으면서 어린이들에게 동전을 주곤했었다. 아마 연말연싱 아이들이 하는 행사인 듯.

 우리는 다시 모나스트라키끼에 가서 아크로폴리스를 바라보는 시장에서 자지키(요구르트와 생우유에 마늘과 양파등을 넣은 소스, 빵에 발라 먹으면 맛있다.)와 그리이스식 샐러드, 그리고 수불라끼세트를 시켜 오랫만에 배불리 먹었다.

 점심을 먹고 에르무거리를 걷노라니 연말이라서인가 가족끼리 많이 나와있고 거리 여기저기에선 악사들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피에로의 무언극도 아이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고. 상당히 흥겨운 분위기이다. 콜라와 스프라이트도 뮤료로 나누어주어 하나씩 받았다. 산디그마 관장엔 대형무대가 설치되어 밤공연을 알리고 있었다.

거리엔 그리이스 남.녀가 마치 조각상에서 뛰어나와 살아 움직이는 듯 모두 다 잘 생겼다. 사람들(특히 남자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역시 잘 생겼다는 것은 신이 내린 축복인 것 같다.

 길을 건너 국회의사당 옆의 국립정원으로 들어갔다. 에르무거리의 흥청댐과는 반대로 국립정원은 한적하고 키 큰 나무들이 우거졌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해시계가 있는데 그 해시계는 시간이 그다지 정확한 것 같지는 않았다.

정원 연못에는 오리떼들도 있고 동물원도 있다. 시민들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즐기고 있었다. 

 정원 반대쪽 출구로 나오니 도로는 정돈되어 있고 건너편 관공서엔 위병들이 전통복장을 하고 조각처럼 서있었다.

 한적하고 정결한 도로를 따라 주~욱 내려오니 올림픽스타디움이 있었고 올림픽 스타디움을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니 제우스 신전이 보였다. 제우스 신전은 수많은 기둥 중에서 지금은 15개의 기둥만이 남았다. 이 제우스 신전도 오후 3시까지만 연다. 우리가 간 시간은 3시가 넘은 때였고. 그래서 겉에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오늘은 월요일이라 거의 모든 곳이 문을 닫았다.  제우스신정 건너편엔 자피스 국제전시회장이 잇는데 1800년대에 건축된 것으로 둥근 기둥과 규모가 압권이었고 이오니아와 코린트 양식이 혼합된 훌륭한 건축물이었다. 그러나 이 곳도 문은 닫혔다. 

 우리는 다시 산티그마 과장으로 가서 그리스 전통 도자기 콜렛년 중 새부리 모양의 작은 도자기를 샀다.

 이제 그리이스를 떠나기 위해 라리사역 근처의 펠로폰네소스역앞 버스 정류장을 찾아가야한다.

 라리사역을 가기위해 간 산티그마 매트로역은 커다란 유적사진을 배경으로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주변에 자유롭게 앉아 음악회를 감상하고 있었다.

 역로비엔 2002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는 유로화를 축하하는 어린이들의 포스터 전시회도 열리고 있었다. 또 인상적인 것은 역을 지으면서 발굴된 로마시대의 유적을 훌륭하게 전시해 놓은 것이었다. 역 지하 단면도도 제대로 만들어놓았고 로마의 수도관 및 몇몇 콜렉션들이 깔끔하게 전시되어있었다.

 5시 20분쯤 도착한 버스터미널에서 우리는 하루종일 묻은 먼지를 씻고 볼일을 보며 밤버스를 준비했다. 그러나 잠시 사용한 화장실 이용료가 200DR(약 800원)나 된단다. 그리이스에서 처음 낸 거액의 화장실 이용료였다.

 7시 버스는 정확하게 떠났다. 승객도 한국인이 여섯명이나 되었고 일본인도 1명있다.

 버스안은 훈훈했다. 버스기사는 졸음을 떨치려는 듯 그리이스 대중가요를 내내 틀어놓는다.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다보니 날씨가 꽤 추워졌다. 10시쯤 어느 엄청 큰 식당에서 20분간 휴식 후 버스는 다시 달렸다.

1월 1일 (화)

 새벽 두시 쯤 꽤 큰 마을에 도착했는데 크리스마스 트리로 거리가 환상적인 분위기다. 곳곳에 밤을 새운 젊은이들이 나와있고 이제 2002년이 시작되었다. 

 새벽 5시쯤 어린아이들 6명을 데리고 한 어머니가 버스를 탔다. 버스는 군데 군데 탄 승객들로 좌석이 꽉찼다.

 영어를 쓰는 아이들은 밝고 명랑하고 붙임성이 있었다.  그리이스 북부지방부터 눈쌓인 바깥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아침 8시쯤 간단하게 국경을 넘고 -그리이스 국경에서는 한꺼번에 여권을 걷어갔고 터키 국경에선 한사람씩 여권에 도장을 찍어 준다.- 국경 수속이 끝나고 다시 눈덮인 흰 풍경을 배경으로 버스는 달렸다.

 오후 4시 30분. 오트가르라는 커다란 규모의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우리는 일본여성 유우꼬-아주 밝고 붙임성이 많다. 영국에 어학 연수 중이란다.-를 따라 지하철을 타고 악사라이까지 가서 그 곳에서 트램을 타고 슐탄 아흐메드거리까지 갔다.  비가 간간이 뿌리고 있다. 날씨는 영하의 날씨로 꽤 춥다.

 트램정류장에 내리니 아야 소피아가 코앞에 있고 바로 건너 블루모스크가 보인다. 아야 소피아 담장을 끼고 바로 인터 유스호스텔이 있다. 하룻밤에 800만리라(약 5.5불)이고 아침과 저녘이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는 4인용 도미토리에 묵었는데 시트가 깨끗하고 담요도 톡톡하니 좋다. 히터도 아주 잘 나오고.

 저녁을 먹기전에 오랫만에 샤워를 했는데 뜨거운 물이 온몸을 훈훈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숙소에서 주는 저녁 꽤 푸짐하다. 올리브 오일에 볶은 밥과 구운 치킨, 바게트 빵과 스프, 그리고 커피가 오늘의 메뉴다.  밤배와 밤버스를 연달아 탄 덕분에 밀린 빨래도 모두하였다.

 

 문이 굳게 닫혀있는 다프니 수도원

 다프니 수도원 개들만이 우리를 반겼다.

 아테네 에르무거리에서

 아테네 에르무거리에서

 아테네 에르무거리에서

 아테네 에르무거리에서

 아테네 에르무거리에서

 아테네 에르무거리에서

 아테네 에르무거리에서

 아테네 에르무거리에서

 아테네 에르무거리에서

 아테네 에르무거리에서

 전통복장을 한 위병

 

 제우스신전

 지하철 역사에서(산티그마 매트로역)

 지하철 역사에서(산티그마 매트로역)어린이들이 그린 포스터

 이스탄불가는 국제 버스안에서 만난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