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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1/5~1/6)

1월 4일

또 한번의 출발이다. 어제밤부터 내린 눈이 27센티, 몇십년만에 처음이란다.

밤새 내린 눈과 아침부터 정오가 지날 때 까지도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눈 때문에 국내선 비행기 결항에다 전국의 도로는 마비 상태였다. 조금 암담한 마음에 이란항공에 전화를 하니 비행기는 예정대로 이륙한다고..

행여 비행기를 놓칠세라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공항 버스는 엄청난 눈길에도 1시간 40여분만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건? 어떤일이 있어도 여행이 순조로울 징조?

오후 7시 30분 탑승 시작. 8시 30분 이륙.

여행가는 나라의 국적기를 이용하면 체크인을 하는 순간부터 여행하는 느낌이 든다. 이번 여행에서 이란항공을 이용하니 역시 그랬다.

대부분의 승객들이 이란인들이어서 공항에서부터 이란여행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기내. 우리 좌석 옆에는 기도실까지 있었다. 주변은 온통 이란 남자들이고...

공항 체크인 할 때 이란 할머니의 초과된 짐을 맡아 주었는데 이것이 인연이 되어 이란의 이맘 호메이니 공항에서 할머니의 아들 압틴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1월 5일 새벽 1시 30분 이맘호메이니 공항 도착. 수속은 의외로 매우 간단하게 끝나 버렸다.

할머니의 짐을 찾아주고 들어주다보니 그 아들 압틴이 나와 환전하는거 숙소 찾는거 그리고 택시 잡아주는 일까지 해준다. 이란인들이 엄청 친절하다더니 처음 접하는 친절한 이란인이다.

1월 5일(화)

새벽 4시경에 잠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8시 못되어 잠이 깼다.

낯선 곳이어서 일까? 우리로서는 비싼 숙박비가 아깝기만 하다.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짐을 꾸려 맡기고 거리를 나와 환전부터 한다. 말쑥한 은행직원이 우리보고 주몽을 본다고 이야기하면서 소서노의 사진을 핸폰에 넣어놓은 것을 보여준다. 이 것을 시작으로 이란 여행 내내 우리는 주몽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란인 모두가 주몽을 보는 듯..

은행에서 나와 직선길로 곧장 걸어 5분쯤가니 이란국립역사 박물관이 나왔다. 박물관앞은 혼잡한 테헤란의 거리와는 달리 한적하고 조용했다. 이 박물관 외관부터 마음을 끌어 알아보니 프랑스 건축학자 안드레 고다르가 디자인 한 것이란다.

거대한 입구는 그가 사산 궁전을 모델로 삼아 디자인했다고...

페르세폴리스와 수사의 유적에서 나온 유물들과 2800년된 소금인간등 꽤 흥미로운 볼거리들이 있어 잘왔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오늘은 그저 환전을 하고 케르만가는 기차표를 구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하려고 했는데 박물관을 보게 되어서 하루가 좀더 의미있어 진 듯..

박물관에서의 충만감을 간직한 채 거리로 나와 숙소로 향했으나 순간의 착각으로 방향을 잘 못 잡아 거리를 헤메이게 되었다. 공구상가거리와 가구거리를 지나는데 갑자기 눈앞에 알보즈 산맥의 흰 모습이 확 나타난다. 테헤란거리의 날씨는 더운 듯한데 흰 설산의 모습이 코앞에 나타나니 그저 신기할 뿐.

점심을 먹으려고 오는 길을 아무리 휘둘러 보아도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물어 물어 찾은 파라스토 호텔 근처의 패스트푸드점에서 튀김닭으로 허기를 메꾸었다.

이제 짐을 찾아 기차역으로 가려고 파라스토 호텔로 가는데 호텔앞에서 압틴과 그의 친구 택시기사를 만나게 되었다. 오늘 새벽 공항에서 도움을 준 할머니의 아들 압틴과의 반가운 재회.

결국 그의 도움으로 기차표를 구하고 기차역까지 택시까지 무료로 태워주고 정말 고맙고 고맙다.

역앞 상가에서 기차안에서 먹을 샌드위치와 과일을 사고 당근 쥬스도 한잔 사서 먹고... 어쩌고 하니 4시 30분.

기차역안에는 경찰서가 있었다. 외국인은 이 경찰서에서 여권과 기차표를 보여주고 도장을 찍은 후 기차에 오를 수 있다.

기차표엔 온통 페르시아 글자 뿐이어서 일단 보기전에 머리가 아프다. 무조건 사람들에게 보여주니 다 알려준다. 우리 칸엔 할머니와 아들이 앉아 있다가 아들이 떠나 6인실에 3명이 있게 되었다. 이 기차는 중국의 6인실과는 다르게 문이 있어 방같은 느낌이 든다.

아까 산 샌드위치로 저녁을 먹고 물티슈로 얼굴과 발을 닦고 침대를 정리한 후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누울 자리가 있으니 세상 부럽지 않다. 세상은 금새 어두워지고 기차는 어둠 속을 뚫고 쉬지않고 달린다. 그리고 난, 흔들 흔들 잠에 빠지고..

 

 프랑스 건축학자 안드레 고다르가 사산 궁전을 모델로 삼아 디자인한 테헤란 국립 역사 박물관 앞에서.

 페르세 폴리스에서 가져온 조각 

수산궁터에서 가져온 채색벽화 

페르세폴리스에서 

페르세 폴리스에서(사자를 잡는 용맹한 왕)  

 2800년전의 인간(소금인간)

 박물관에서 만난 10살정도의 어린이들은 울나라 아이들과 달리 꽤 집중력있게 잘 견학하고 있었다. 사랑스럽고 잘 생긴 아이들 소리내어 떠드는 아이가 없다. 무조건 박물관에 가면 보려고 하지 않고 멋대로 떠들어 대는 우리의 아이들과 대조적..

 테헤란 기차역에는 이란국내를 향해가는 기차뿐아니라 터키나 파키스탄으로 향하는 국제열차도 있다.

 테헤란 기차역에 붙은 호메이니 사진- 전국의 곳곳에 붙어있다.

 기차안에서 찍은 알부즈산맥의 흰 모습.

 기차는 출발하고 해는 지고 있다.

 기차안 객실.-이불과 새 시트와 베게가 제공. 그리고 과자,빵,생수, 땅콩이 제공된다.-

 케르만역에 도착한 후 기차 승무원과 함께. 친구 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