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봄 세 자매의 느린 여행(2)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 38일차(아르수아에서 오 페드로우소까지,19.2키로)

키돌 2025. 5. 17. 03:50

2025년 5월 16일(금) 맑음

이제 산티아고까지 39킬로 남았다.
처음 멋 모르고 혼자 걸을 때는 하루 만에 간 길이건만
이제는 이틀에 나누어 걷는다.
우리에게 걷는 날이 이틀만 남아버렸다.
순식간에 휘리릭 지나가 버린 느낌이다.

어젯밤의 호텔 같은 알베르게는 시설은 완벽한데
알베르게의 함정.
같이 자는 사람들의 코골이가 문제였다.
이번에는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문제가 아니라
젊은 서양여자들의 하모니가 대단했다.
그래도 나랑 동생은 코골이를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잠에 빠졌는데
언니는 통 잠을 못 이루었단다.

알베르게 생활 마지막의 추억이 이리 남겨졌다.

날씨가 따듯해지고 햇살이 강해지면서
더워지기 전에 도착하자고 해서
조금 서둘렀다.

6시 30분 출발.
그동안의 여정이 헛된 것은 아닌 듯
걸음이 한결 빨라지고 여유가 있어졌다.

오늘 길도 갈라시아 촌마을과
숲길을 걷는 편안한 산책길이다.


새벽달이 우리의 걷는 길을 밝혀주고 있었다.


어찌 된 일인지 오늘 아침 출발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3킬로쯤 걸었을까? 바가하나 나왔다.
여기에서 아침을 챙겨 먹고.

다시 힘을 내서 걸어간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평탄한 길.
대단한 풍경이 있는 길은 아니고 편안한 전원 풍경이다.

까미노 길에서 맥주는 뺄래야 뺄 수가 없다.
맥주와 와인 없는 까미노 길.
앙꼬 없는 찐빵이다.
오늘도 길을 걷다 바에서 맥주 한잔!

이 숲길을 벗어나면 금방 오 페드로이소다.

처음에 알베르게  침대를 예약했다가
취소하고 다시 예약한
성당옆 숙소는 민박 스타일의 집이었다.
시설은 낡았으나 방에 딸린  테라스의
흥건한 햇살에 빨래 말리기 좋은 곳이었다.
이 집 1층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는데
메뉴는 아니지만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다.


오늘의 숙소
Santaia Casal da Calma
3인실(85유로)
주말이고 산티아고 인접 지역이라 비싼 듯.
가성비가 좋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끼리 있는 방이라
그저 만족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전원 풍경이 좋았다.
아래층에 있는 식당이 맛있었고.

테라스에서 바라본 동네

숙소 외관, 성당 바로 옆에 있다.
우리 방은 꼭대기 층으로
좀 허술한 느낌이 있다.
아래층에는 좀 더 안락한 방들이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