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봄 세 자매의 느린 여행(2)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 37일차(멜리데에서 아르수아까지,14.2키로)

키돌 2025. 5. 16. 02:07

2025년 5월 15일(목) 맑음

최근 여러 날 동안 빗속을 걷느라
사람들이 극도의 피로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어제부터 비는 그쳤고
하늘은 다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 밝아졌고
오고 가는 인사도 경쾌해졌다.
햇볕이 이리 소중하다.

새벽에 느끼는 추위도 한결 덜해졌다.
오늘은 짤은 여정
서두를 것이 없다.

천천히 일어나
아래층 바에 가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발을 하니 8시 20분이 넘어있었다.



몇 년 전 짧은 여정으로 이 길을 걸었을 때에는
사리아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3일 동안 빡세게 걸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6일에 걸쳐
이 길을 걷고 있다.

한결 여유가 있다.
걸음도 경쾌하고.




오늘 출발하는 마을
멜리데는 프랑스 길과 프리미티보 길이
합쳐지는 지점이란다.
프리미티보 길은 옛 순례자들이
걸었던 길이라는데
산길과 강변길이 많아 아주 아름답지만
좀 더 고된 길이란다.
이제는 나이 든 나로서는 도전하기 힘들 듯.

멜리데 마을을 벗어나기 전에 높이 있는 성당을 올라가
마을을 굽어 보았다.

오늘 길은
전형적인 갈리시아의 농촌 풍경을 보며 걷는 길이다.
걷다가 처음 만나는 마을이
보엔테(Boente)
약 5.8km 지점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산티아고 교회(lglesia de Santiago)'에서 순례자들에게 축복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냥 패스.



그리고 만나는  카스타녜다(Castañeda)
전통적으로 순례자들이
도자기를 깨뜨리던 장소로 알려져 있단다.
그러나 우리는 그저 길을 갈 뿐

하늘이 넘나 아름다워 자꾸 카메라에 손이 간다.

오늘도 바마다 순례자들이 가득차 있었다. 주문도 화장실도 줄을 서야한다.


아르수아에 도착하기 전 마지막 마을
리바디소(Ribadiso)
12세기에 지어진 고딕 양식의 다리와
아름다운 풍경이 길을 걷는 순례자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제 30여분 정도만 걸으면. 오늘의 종착지
아르수아(Arzua)다.
갈리시아의 대표적인 치즈인
'아르수아-울로아(Arzúa-Ulloa)'로 유명한 마을로,
매년 3월에는 치즈 축제가 열린단다.

12시 20분 아르수아 도착.

알베르게는 청소 중이어서
기다려야 했다.
우리의 짐도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한시 체크인하고
두시에 이 집 식당에서 메뉴로 밥 먹고

치즈의 고장이라서 후식은 꿀 뿌린 치즈로.

오늘의 메뉴는 정성스러웠고 맛있었다.
셋다 맛있다는 것에 동의.
원래 와인이 한잔만 포함이었는데 한잔 더 시켰으나
추가 주문한 와인값은 안 받았다.

밥 먹고 씻고 빨래해서 널고
슈퍼 가서 물사오고
오늘 할 일이 일찍 끝나버렸다.


오늘의 숙소

Albergue Ultreia

이 숙소 역시 부킹닷컴 평점 9.2를 자랑하는 숙소다.
오늘은 알베르게 침대 3개 예약.(1인 16유로)
2인, 4인칸이 막혀있어
어느 정도 사생활이 보장되었다.
몇 년 전 유언니와 만족하면서 묵은
알베르게다.
면시트는 기본
우리는 일착 프리미엄으로
침대를 고를 수 있었는데
사인실 칸막이를 골라
우리 셋만 쓸 수 있게 되었다.
알베르게 숙박 마지막 날의 행운이다.
간단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부엌도 있고
빨래터와 작은 마당이 있어
빨래를 햇빛에 말릴 수 있다.
그리고 아래층 침대가 높아
앉아서 뭔가를 할 수가 있다.
위층도 안정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