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봄 세 자매의 느린 여행(2)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 36일차(아이레세에서 멜리데까지,22.4키로)

키돌 2025. 5. 15. 04:44

2025년 5월 14일(수) 맑아짐

어제 밤의 우리 숙소는
밤에 히터가 꺼졌었다.
그래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보니 한기가 온몸을 덮쳤다.
촌마을이고 비가 온 다음이선지 춥다.
5월 중순에 이리 추워도 된다는 말인가?
주섬 주섬 짐을 챙기고
길을 나서는데 손이 시릴정도로 춥다.
스페인의 갈라시아 지방의 날씨. 가늠을 못하겠다.

오늘 우리의 출발 지점은 남들이 안 묵는
작은 마을이다.

그래서인지 길에는 사람들이 안보인다.
7시 출발.

사람들이 없는 호젓한  출발.
오랫만에 평화로움을 느껴본다.

오늘은 내내 신록이 아름다운 길을 걷는다.
오랫만에 비가 안오는 뽀송한 길을 걸으니
기분도 날아갈 것 같고.

아침도 굶은채 단숨애  7키로가 넘는
팔레스 델 레이로 걸어가 버렸다.
걸음이 힘들지가 않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발바닥에 번개가 친다는 언니도
빠르게 잘 따라온다.


그동안 비를 맞으며 걷느라 주변을 살피지 못해
경치가 아름다운지를 거의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나무색과 하늘색 그리고
숲의 아름다움이 보여지고
느껴진다.

팔레스 델 레이에 도착해서 작은 성당에서
쎄요도 찍고
아침도 먹으면서 공복 걷기를 끝냈다.

오랫만에 달걀 후라이를 곁들인 조식. 배부르게 먹다.
이곳 팔레스 델 레이의 바는 아침을 억으려는
순례꾼들이 가득했다.
그래선지 일하는 사람들의 손길도
빠르고 정확했다.
스페인 사람들의 일 솜씨가 한국사람들의 일 솜씨를
능가했다. 감탄.

팔레스 델 레이부터
순례꾼들이 급증 걷는 사람들이 많다.

산티아고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사리아에서부터 이틀동안 까미노길 체험을 하고 이 곳 팔레스 델 레이에서 버스를 타고 산티아고로 가는 사람들도 많다.

팔레스 델  레이


길은 너무도 편안한 초록 초록한 모습이다.


오랫만에 나타난 파란 하늘에 길동무들의 얼굴에도
행복함이 묻어난다.
오늘은 인사로 "부엔까미노(좋은 길)!"해도
다들 웃으며 인사를 받는다.

지난 며칠동안 빗 속을 걸을 때는
"부엔  까미노!"하면 대답을 안하거나
퉁명스럽게 "무이 말(정말 나빠)"하는 반응이었었다.
날씨 때문에 걷는 이들의 마음에도 행복이 왔다.
물론 우리에게도


멜리데 직전 마을 후레로스 마을의 풍광이 오늘따라
더욱 아름다웠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 오늘의 목적지
멜리데 도착.
우린 밥 부터 먹었다.

요집에서...
샐러드도 폴보도 다 맛있었다.

그리고 곧장 숙소로
씻고 빨래하고 필요한 물건 쇼핑하고
그러면서 거리에서 만난 인연들과
반갑게 조우도 하고.
까미노 길의 루틴이다.

오늘의 슥소
Pension Orois
삼인실 (76유로)
정식 침대 세개가 있는 넓은 방이다.
딸려있는 욕실은 엄청크고
엘레베이터가 있는 건물이다 보니
스산함이 덜하다.
자매들은 또 만족.
알베르게 생활 며칠이
자매들의 욕구를 소박하게 만들었다.
어찌되었던 우리끼리만 있으면 만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