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33일차(사모스에서 사리아까지,15.4키로)
2025년 5월 11일(일) 종일 비
사모스에서 사리아가는 길은
정말 아름다운 길이다.
그런데 어제 우박을 동반한 비가 내린 이후로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
비맞고 신발 젖고 혹여나 어제처럼 우박까지 내린다면.
심란하다.
일요일이라 버스도 없고
택시를 타고 가야하나를 엄청 생각했다.
머뭇거리다 7시 넘어서야 걸어 볼까?하고
짐을 챙기고 길을 나서본다.
호텔 바로앞. 어제 밥먹었던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간단하게 챙겨먹고 길을 나서는데 비가 꽤나 세차게 내린다
잠깐 걷는데도 다 젖은 느낌이다.
사모스를 벗어나기 전 호텔 바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추세를 보기로 하였다.
우비를 입고 걸을 태세를 한 한 남자에게
"넌 오늘 걸을거냐?
우린 지금 망설이고 있다"고 했더니
일초도 망설이지 않고
이 길이 얼마나 아름다운 길인데
이깟 비로 패스를 하냐며
열변을 토한다.
걸으라고.
귀가 얇은 우리는 걷기로 했다.
비는 내리고
길은 질척거리고
쉴 곳은 없고
결국 우리는 땅만 보며
15키로가 넘는 길을 한번도
못쉬고 걷고 말았다.
아름다운길. 느끼지 못했다.
고독한 추운 순례자가 되었다.
더이상 걷는 여행자가 아닌.









사리아 다 와서 한 레스토랑에서 쉬며 뽈보와 핫 초코 등으로
비오는 길의 고단함을 달래는데
다들 너무 춥고 힘들다고 한다.

잠시 쉬고 힘을 내서 걸어
오늘의 숙소로 들어 오는데
숙소가 스산하다.
자매들은 이번 까미노 길에서 두번째로 나쁜 숙소라고.
어쨋든 밥부터 먹으러 근처 식당을 갔다.
갈라시아로 넘어오면서 메뉴가격이 저렴하졌다.(13유로)

자매들은 계속 전채요리로 시래기 국을 선택하고 있다.
난 줄기차게 샐러드고.
오늘의 숙소
Albergue los Blasones
벙크 침대 사인실을 셋이서 쓰다.(50유로)
샤워실이 일층에만 있는데
깨끗하고 뜨거운 물이 잘 나오기는 했다.
그리고 부엌도 잘 되어 있고.
그러나 방은 뭔가 불편하고 스산했다.
주인장은 창문없는 따듯한 방과
창문 많고 화장실 딸린 추운 바 중
선택하라고 했는데
우린 추운방을 선택했다.
그래서 결국 밤에 너무 추웠고
내키지 않았지만 이집 담요를 이용하고 말았다.
벌레 약을 듬뿍 뿌려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