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봄 세 자매의 느린 여행(2)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 28일차(라바날 델 까미노에서 몰리나세카까지,24.8키로)

키돌 2025. 5. 7. 05:03

2025년 5월 6일(화) 흐리다가 맑음

어제밤의 우리 숙소는 한국인이 거의 다 차지하였다.
그래서 스페인 내 한국이라고나 할까?
스페인 사람뿐만 아니라 여기오는 모든 외국인들이
까미노 길에 한국인이 많은 것에 대해 궁금해하는데
오늘은 나도 궁금해졌다.
왜 이리 많을까?
나는 왜 자꾸 여길 오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내 경우엔 그저 아무생각없이
수십일 동안 좋은 공기 마시면서
걸을 수 있기 때문에
오는 거 같고.
다른 곳 보다 가성비도 좋고.
걷고 자고 먹고
사람이 단순해진다.

오늘의 길은 상당히 고난이도의 길이다.
산길을 올라갔다가
상당히 가파른 내리막 길을 오랫동안 내려와야 한다.
그래서 이 길을 걸으면서 다쳤다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있어서
주의력이 요구되는 길이다.

평소보다는 조금 빨리 준비해서
길을 나서본다.

우리방 창으로 본 여명

라바날의 성당.
한 때 한국인 신부님이 계셔서
순례자들에게 축복을 내려 주셨었다.

라바날 델 까미노를 출발하여 폰세바돈까지는
약 5.6킬로미터의 오르막 구간이다.
오르막이지만 완만하게 올라가 그다지 힘들 지는 않았다.
숲속의 오솔길을 따라 걷는 길


꽃꽃꽃들 사이로 걷는 길이다. 경치가 너무나 아름답다.
얼마전에 온 비로
길은 군데 군데 진창과 물이 흐르고 있아
주의력이 요구되었다.
그리고 돌들도 많고

폰세바돈까지 가서
간단한 토스트와 커피로 아침을 먹었다.

아보카도와 치즈를 얻은 토스트였는데 상당히 맛있다.
하나만 시켰다가 다시 하나 더.
숙소를 나오기전 삶은 달걀 두개와 사과 등등을
먹었음에도 잘 들어간다.


폰세바돈마을을 지나면
약 1.9킬로미터의 오르막이 이어진다.
이 구간은 고도가 높아지며,
크루스 데 페로(철의 십자가)에 도달하면
해발 약 1,500미터에 이른다.
이곳은 까미노 프란세스의 최고 지점으로,
많은 순례자들이 자신을 위한 돌을
두고 가는 전통이 있단다.



언니도 자기집 뒷마당에서 운반해온 돌을 놓았다.
무엇을 빌었냐니까 부정탄다고 말을 안해준다.
우리에게 바랄건 한가지 밖에 없는데.
말안해도 알듯.


크루스 데 페로를 지나서
약 2.5킬로미터의 내리막이 시작된다.
만하린은 작은 마을로, 순례자들을 위한 쉼터가 있는데
그 쉼터가 어지러운 사당느낌이다.
우린 여길 패스하고
만하린을 지나면 약 3. 9킬로미터의 내리막이 계속된다.
이 구간은 경사가 가파르고 길이 험난하고
돌길이라 걷기 힘 들었다.
결국 아스팔트 길을 선택해
걸어 보았으나
마지막 2키로정도의 구간이
가파른 돌길이었다.
모두들 힘들어 한다.



전통적인 산악 마을인 엘악세보.
풍경도 아름답고 예전에 빠에야 축제와 타파스 축제를
이 마을에서 경험했던터라 더욱 정겨웠다.

엘악세보의 공립 알베르게 예전에 요기에 묵었었다.
오늘은 여기에서 8키로 가량을 더 가야 하므로
간단히 커피 한잔 마시고 다시 길을 나선다.

엘 아세보를 지나면
약 3.1킬로미터의 내리막이 이어진다.
이 길은 정말로 아름다운 꽃길이었다.

그리고 나타난 작은 마을 리에고 데 암브로
우리는 이 마을에서 잠심을 먹었는데.
시킨 스테이크가 두툼하고 고소한 맛이 있으나
질겨서 반정도를 못 먹었다.
유럽의 소고기는 질기다더니 딱 맞는 말이다.

밥도 먹었으니 다시 힘내서 길을 걷는다.

리에고 데 암브로스를 지나면서
약 6.5킬로미터의 내리막이 계속되었다.
돌길로 된 내리막 길이 꽤나 신경쓰게 만든다.
4시가 넘어서야
우리는
아름다운 다리와 강이 있는 마을
몰리나세카에 도착하였다.

가파르고 험난했던 길.
셋다 다치지않고 무사히
걸어냈다.
감사할 따름이다.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몰리나세카


오늘의 숙소
La Casa de Reloj
(삼인실  욕실 딸린,65유로)
오래된 고택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호텔
방도 넓고 깨끗하고
정갈하게 관리된 주방도 사용가능하다.
거실의 분위기도 좋고
고택 체험 하는 기분.
오늘 밤 이 집에는 우리만 묵는다.
저녁 8시쯤 스텝도 퇴근하고
이 큰 집에 우리만 남았다.

적극 추천하고 싶은 숙소.

과일과 커피, 차 등을 제공해준다.